김성근의 조언, "승엽아, 좌중간으로 밀어쳐라"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4.15 06: 31

경기를 보지는 않았다. 그래도 훤히 꿰뚫고 있었다.
SK 김성근 감독이 '국민타자' 이승엽(오릭스)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김 감독은 지난 14일 문학 한화전을 앞두고 취재진으로부터 이승엽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이승엽은 지난 13일 소프트뱅크전에서 8회 4번째 타석에 교세라돔 우측 3층까지 날아가는 비거리 135m 초대형 스리런포를 작렬시켰다. 개막 2경기 9타석 만에 터진 첫 안타가 승부에 쐐기를 박는 대형 스리런포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달랐다.
김성근 감독은 "경기를 보지 못했다"면서도 "잘 쳤다. 이제 스타트를 끊었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홈런이 터진 그날 김 감독은 이승엽의 첫 안타를 강조했었다. 그 말대로 이승엽이 첫 안타를 홈런으로 장식하며 부담감에서 벗어난 건 의미 있는 일이었다. 그러나 김 감독은 "우월 홈런이었다"는 이야기를 듣자 지적을 잊지 않았다. 바로 좌중간으로 밀어치는 배팅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김 감독은 "좌중간으로 가는 것이 중요하다. 좌중간으로 타구가 간다는 건 어깨가 열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측으로 넘어간 건 어깨가 조금 일찍 열리는 것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감독은 이승엽과 한솥밥을 먹었던 지바 롯데 시절을 떠올렸다. 김 감독은 "그때 바비 발렌타인 감독이 좌중간으로 홈런 20개를 넘기면 재계약이라고 했다. 한동안 좌중간으로 넘어가는 걸 세기도 했다"며 "승엽이에게 오른쪽 어깨가 열리지 않아야 한다고 말하곤 했다"고 회상했다.
경기를 보지 않았지만 아주 귀신같은 지적이었다. 14일 소프트뱅크전에서 이승엽은 첫 타석에서 우중간 펜스를 직격하는 대형 2루타를 터뜨렸지만 이후 삼진 2개와 포수 파울플라이로 물러났다. 삼진이 벌써 6개일 뿐만 아니라 범타가 된 땅볼 2개도 모두 2루 쪽으로 당겨친 것이었다. 홈런과 2루타도 모두 우측으로 잡아당긴 것이었다. 아직 좌측으로 밀어친 타구가 전무하다. 김 감독이 강조한 밀어치기의 중요성이 나타나는 대목이다.
이승엽은 개막 3경기에서 11타수 2안타 타율 1할8푼2리 1홈런 3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특유의 장타력을 과시했으나 아직 완전한 수준은 아니다. '스승' 김성근 감독은 누구보다 이승엽을 잘 알고 있다. 스승의 조언을 받은 이승엽이 부챗살 타법을 완성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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