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음원차트의 히트곡 수명이 짧아지면서 발매와 동시에 1위를 하고 일주일도 안돼 상위권에서 내려오는 곡들이 무수한 가운데, 오히려 천천히 데워져서 오래 가는 히트곡들도 나타나고 있다.
발매 첫주, 상위권에도 진입하지 못해 소속사를 '초상집' 분위기로 만들지만,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프로모션을 진행하며 무대를 선보이자 뒤늦게 상승세를 타기 시작하는 곡들이다.

최근에는 포미닛이 그런 예다. 원래 발매와 동시에 음원차트 상위권에 무난하게 안착했던 포미닛은 가장 정성을 쏟아 준비한 이번 앨범을 발매한 지난 5일 충격에 빠졌다. 타이틀곡인 '하트 투 하트'와 '거울아 거울아'가 30위권에 겨우 자리했기 때문. 신곡만 냈다 하면 5위권으로 출발했던 포미닛으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결과였다.
그러나 지난 10일 SBS '인기가요' 무대가 화제를 모으면서 결과가 달라졌다. 퍼포먼스와 함께 곡을 접한 사람들이 노래의 매력에 빠져들면서 음원차트 1위를 휩쓸게 된 것. 포미닛의 '거울아 거울아'는 14일 현재 엠넷, 도시락, 소리바다 등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나 역시 비슷한 과정을 거친 바있다. 지난 1월 '블랙 앤 화이트'를 발표한 지나는 아이돌 그룹들과의 치열한 경쟁에 밀려 매우 더딘 상승세를 보였다. 보통 2~3주가 지나도록 1위를 하지 않으면 사실상 '포기'를 하는 상황. 그러나 지나는 발매 5주째에 지상파 음악프로그램과 엠넷 '엠카운트다운' 1위를 휩쓸며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하는 저력을 보였다.
시크릿의 '샤이 보이' 역시 마찬가지. 강렬한 섹시 음악에서 귀여운 스윙 댄스로 노선을 바꾼 시크릿은 초반 동방신기와의 경쟁에 밀려 큰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그러나 안정된 라이브와 귀여운 댄스로 서서히 인기몰이에 성공, 음원을 발표한지 한달이 지난 2월 초 지상파 음악프로그램에서 1위를 거머쥐었다.
이같은 곡들은 퍼포먼스가 노래의 매력과 매우 잘 맞아떨어진 케이스로, 음원만 듣고는 시큰둥했던 대중이 퍼포먼스를 통해 노래를 '재발견'하면서 뒤늦은 인기몰이를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전에도 비슷한 사례는 종종 있어왔다. 지난해 여름 차트를 석권한 옴므의 '밥만 잘 먹더라'는 7월 28일에 발매하고 9월3일에 KBS '뮤직뱅크'에서 1위를 하는 '끈질긴' 생명력을 자랑했다. 비슷비슷한 그룹들이 쏟아져나온 상황에서, 노래 잘하는 두 남자가 시원시원하게 소화하는 무대가 뒤늦게 시선을 모았기 때문.
이에 앞서 브라운아이드걸스도 상당히 파격적이고 생소했던 음악인 '아브라카다브라'를 발표한 후 별 반응을 얻지 못하다가, 보다 더 파격적인 영상으로 음악의 매력을 잘 전달한 뮤직비디오를 오픈한 후 연일 검색어 순위 1위를 휩쓸며 최고의 히트곡을 만들어낸 바있다.
ri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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