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이다. 믿었던 마무리마저 무너졌다.
한화가 충격의 7연패 수렁에 빠졌다. 다 잡았던 승리를 놓쳤다는 점에서 보통 충격이 아니다. 한화는 15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KIA와의 원정경기에서 4-9로 재역전패했다. 5일 만에 등판한 마무리투수 오넬리 페레즈(28)마저 충격의 블론세이브를 저지르며 눈앞의 연패 탈출을 날려버렸다.
이날 경기 전까지 오넬리는 한화의 10경기 중 2경기밖에 나오지 못했다. 팀이 승리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지 못했고 오넬리의 등판도 기약없이 미뤄졌다. 지난 3일 사직 롯데전에서 1⅔이닝 2볼넷 3탈삼진 노히트 피칭으로 한국무대 데뷔 첫 세이블르 따낸 후 지난 10일 대전 LG전에서 컨디션 점검차 마운드에 올라 탈삼진 1개 포함 1이닝을 퍼펙트로 막았다.

마침내 오넬리에게 세이브 기회가 찾아왔다. 한화는 선발 양훈이 5⅔이닝 3실점으로 역투한 가운데 윤석민으로부터 솔로포를 터뜨린 정원석의 공수 활약에 힘입어 경기를 4-3으로 뒤집었다. 7회말 무사 1루 위기에서 한대화 감독은 지체하지 않고 오넬리를 콜했다. 안치홍의 희생번트로 이어진 1사 2루에서 오넬리는 이용규를 1루 땅볼, 김선빈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불을 끄는데 성공했다.
생각보다 일찍 투입된 7회였지만 누구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동안 충분히 휴식을 취했고 6연패에 빠진 팀 사정상 마무리투수의 조기투입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7회 첫 머리를 깔끔하게 막은 오넬리는 그러나 8회 거짓말처럼 무너졌다. 선두타자 이범호에게 좌전 안타를 맞은 후 최희섭에게 초구 직구를 맞아 우전 안타를 허용했다. 무사 1·2루. 여기서 신종길마저 초구 직구를 공략해 우전 적시타를 터뜨리며 동점을 만들었다.
4-4 동점. 초구 직구를 연속해서 얻어맞으며 블론세이브를 저지른 오넬리는 급격하게 흔들렸다. 대타 이종범의 희생번트와 김상현의 고의4구로 이어진 1사 만루. 김상훈은 오넬리의 2구 직구를 받아쳐 2타점 중전 적시타를 작렬시켰다. 이어 안치홍에게 2구를 공략당해 적시 2루타를 얻어맞았다. 안타 5개를 모두 3구 이내에 통타당하며 순식간에 무너졌다. 정말 눈 깜짝 할 사이 벌어진 일. 결국 오넬리는 유원상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유원상마저 주자 2명을 모두 홈으로 보내 오넬리의 실점은 6점으로 불어났다.
1⅓이닝 동안 23개의 공을 던진 오넬리는 5피안타 1볼넷 1탈삼진 6실점으로 뭇매를 맞았다. 모처럼 찾아온 세이브 기회를 날려버린 것도 뼈아프지만 그것이 팀의 6연패 탈출이라는 그야말로 사활이 걸린 승부였다는 점에서 그 충격은 어마어마하다. 오넬리의 평균자책점은 13.50으로 크게 치솟았다. 반면 한화는 2승9패로 하염없이 밑으로 추락하고 있다. 믿었던 최후의 보루마저 속절없이 무너진 한화. 정말 답이 없어졌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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