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은 정확히 모르겠지만 롯데 1루수 '빅보이'(이대호)에게는 컷 패스트볼을 적극 활용했다".
LG 트윈스 새 외국인 투수 벤자민 주키치(29)가 롯데 자이언츠 강타선을 꽁꽁 틀어막고 마운드 위에서 왼 주먹을 불끈 쥐었다. 여기에는 '빅보이'이대호(29)도 포함됐다.
주키치는 1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롯데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삼진 3개를 곁들여 5피안타 2사사구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팀의 8-2 승리에 기틀을 마련하고 2승째를 거뒀다.

특히 지난해 타격 7관왕 이대호에게 커터를 적극 활용했다. 이날 주키치는 이대호와 총 세 차례 맞대결을 펼쳤다. 3타석 동안 투구수는 총 5개였고, 결과는 3타수 무안타였다. 투구수가 적었다는 점은 이대호가 적극적인 스윙을 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주키치는 이대호를 상대로 2회 첫 타석에는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했다. 초구 142km 몸쪽 높은 직구를 던졌고, 이대호는 당기지 않고 밀어서 쳤지만 우익수 정면으로 날아가 아웃됐다.
그러나 주키치는 4회 이대호와 두 번째 맞대결에서는 초구 137km 몸쪽 높은 커터를 던졌다. 직구 타이밍에 스윙 타이밍을 가져갔던 이대호는 평범한 2루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첫 타석에서 직구를 던졌기에 직구를 예상한 이대호의 계산을 어긋나게 한 것이 효과가 있었다.
주키치는 7회 이대호와 세 번째 타석에서 3개의 공을 던졌다. 3개 모두 커터였다. 주키치는 초구와 2구 모두 바깥쪽에138km 커터를 던져 볼이 되자 3구째에는 몸쪽 138km 커터를 던졌다. 직구였다면 큰 것을 맞을 수도 있는 코스였다. 그러나 이대호의 배트에 맞기 직전 공이 변해 평범한 3루수 앞 땅볼을 유도했다. 물론 3루수 정성훈의 송구 실책으로 이대호가 1루에서 세이프가 됐으나 기록상으로는 무안타다.
경기 후 주키치는 "이대호는 파워가 좋다. 그래서 직구를 몸쪽 깊숙이 던지다가 커터를 던져 타이밍을 빼앗았다"고 투구 비법을 설명했다.
주키치는 이날 직구 최고구속은 145km밖에 나오지 않았지만 138km까지 나온 커터의 움직임이 좋았다. 거의 직구와 흡사했고 배트에 맞은 타구는 대부분 내야 땅볼로 연결됐다. 이대호 뿐 아니라 힘있는 롯데 타자들이 주키치에게 꽁꽁 묶였던 이유이기도 하다.
주키치가 던지는 커터는 우타자를 향해 직구처럼 날아오다 홈플레이트 근처에서 몸쪽으로 살짝 꺾여 들어간다. 반면 좌타자에게는 직구처럼 오다 슬그머니 밖으로 달아나 큰 스윙을 하는 타자들을 잡는데 가장 좋은 구종이 커터다.
타격 7관왕 이대호도 주키치의 꾀돌이 피칭에 말리고 말았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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