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연패 수렁' 한화, 좌절하기에는 이르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4.16 07: 58

독수리 날개가 꺾이고 있다. 하염없는 추락. 어느덧 팀 승률은 1할대까지 떨어졌다.
한화이 부진이 심각하다. 한화는 지난 6일 대전 KIA전에서 이대수의 연장 10회말 극적인 끝내기 홈런으로 승리한 뒤 7경기를 내리 졌다. 개막 첫 4경기에서 2승2패로 선방한 한화는 이제 2승9패로 최하위로 떨어졌다. 팀 승률이 고작 1할8푼2리밖에 안 된다. 선두 SK와의 승차는 벌써 7경기까지 벌어졌다. 하지만 좌절하기에는 너무 이르다. 이제 페넌트레이스 전체 일정의 8.3%를 소화했을 뿐이다.
한화는 지난 2년 연속 최하위를 한 팀이다. 역대 프로야구에서 2년 연속 최하위를 한 팀은 롯데(1997~1998, 2001~2004)를 비롯해 OB(1990~1991)·쌍방울(1994~1995)이 있다. 하지만 3년 연속 최하위는 2001~2004년 롯데가 유일하다. 올해 어떻게든 최하위를 면해야 하는 게 한화의 처지다. 그런데 시즌 초부터 급속도로 추락하고 있어 걱정이 크다. 하지만 여전히 반전의 여지는 많이 남아있다. 아직 시즌 극초반이고 페넌트레이스는 길다.

1996년 한화가 그랬다. 송지만 이영우 홍원기 임수민 등 신인들이 대거 가세해 젊은 팀으로 탈바꿈한 한화는 그러나 시즌 초반 고전을 면치 못했다. 투타의 엇박자로 송진우는 시즌 첫 3경기 연속 패전투수의 멍에를 안았다. 특히 3번째 경기에서 8이닝 동안 탈삼진 11개를 잡고도 패전투수가 됐다. 지금 류현진이 처해 있는 상황과 비슷했다. 그해 한화는 5월10일까지 7승16패로 리그 8위였다. 리그 유일한 승률 3할대팀이었고 4연패만 3차례나 당했다. 페넌트레이스 일정의 18.3%가 진행된 시점에서 승리가 패배보다 9개나 모자랐다.
그러나 이후부터 한화는 조금씩 정신을 차렸다. 5월11일이 대구 삼성전이 전환점이었다. 마무리로 활약하던 구대성이 시즌 첫 선발로 나와 7⅔이닝 4피안타 1실점으로 역투하며 팀의 연패를 끊었다. 이후 한화는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장종훈이 29일 만에 시즌 2호 홈런포를 가동했고 투타의 박자가 맞아가기 시작했다. 구대성이 전천후 투수로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한 그날부터 6연승을 내달리며 5할 승률에 복귀했다. 그해 한화는 페넌트레이스 3위로 시즌을 마쳤다. 한 때 1위 자리를 넘볼 정도로 막판에 힘을 냈다. 시즌 초반 더딘 출발을 떠올리면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물론 그때와 지금은 전력에서 느껴지는 차이는 크다. 당시 한화는 MVP 구대성을 필두로 송진우-정민철-한용덕-이상목으로 이어지는 강력한 마운드에 장종훈-강석천-송지만-이영우-홍원기로 신구조화가 이뤄진 힘있는 타선이 있었다. 그러나 올해 한화는 이 정도의 기둥이 될 만한 선수들이 많지 않다. 류현진과 최진행이 고작이다. 이제 11경기밖에 치르지 않았지만 한화의 팀 평균자책점(7.48)과 팀 타율(0.212)은 역대 가장 좋지 않은 기록이다. 15년 전보다 훨씬 더 높아진 프로야구 수준은 신진급 선수들의 초짜 활약을 허락치 않는다.
여기에 결정적인 차이가 또 하나 있다. 그해 5월7일 구단주 김승연 회장은 최하위로 추락한 팀의 사기진작을 위해 격려금 3억원을 지급했고, 일주일 뒤에는 경기장을 찾아 선수단을 직접 격려했다. 그 이후 팀 성적이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렸다. 지금의 한화에게는 너무 오래됐고 먼 일이다. 결국 기대할 만한 건 선수들의 투지다. 한 야구인은 "한화는 기회의 땅이다. 선수들에게 한화만큼 좋은 곳이 어디 있나"고 했다. 단호한 결의. 이 다섯글자가 지금의 한화에게 너무도 절실하다. 시즌은 아직 122경기가 남아있다. 포기하거나 좌절하기에는 너무 이르다. 팬들이 포기하지 않는 한 절대 좌절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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