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로 떨리지 않더라".
시즌 첫 출장에서 완벽한 피칭을 선보인 SK 큰 이승호(35)가 여유있는 표정을 지었다.
이승호는 15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넥센과의 원정경기에 두 번째 투수로 나와 4⅓이닝을 실점없이 막아냈다.

2회 1사 1, 2루 위기에서 선발 엄정욱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이승호는 단 한 명의 타자도 진루시키지 않은 채 6회 2사까지 제 임무를 완벽하게 해냈다.
이승호는 시즌 첫 등판에 대한 부담을 묻는 질문에 "작년 큰 경기를 해봐서 그런지 별로 떨리지 않았다"고 빙긋 웃어보였다.
작년 큰 경기는 바로 한국시리즈. 이승호는 2002년에도 한국시리즈를 경험했다. 하지만 그 때는 살짝 두려움이 앞섰다. 그러다보니 성적도 썩 좋지 못했다.
그러나 이승호는 지난 시즌 한국시리즈에서 주인공이었다. 2008시즌을 마친 후 FA 이진영의 보상선수로 SK 유니폼을 입은 이승호는 2009년 단 4경기를 뛴 후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다. 시련의 연속. 재활과정이 순탄치 않았다.
이승호는 작년 16경기를 뛰면서 2승을 거뒀다. 특히 6월 8일 삼성전에서 올린 승리는 2007년 7월 13일 KIA전 이후 맛본 3년만의 승리였다. 자신감을 얻은 이승호는 한국시리즈에서 김성근 감독으로부터 '키플레이어'로 불렸다. 그리고 2차전 선발로 나가 1⅔이닝 1실점한 후 3차전에서는 두 번째 투수로 나와 2⅓이닝 무실점으로 '데일리 MVP'에 선정됐다.
두 번째 한국시리즈에서 첫 우승을 경험한 이승호는 올 시즌을 앞둔 캠프 기간 동안 열심히 준비했다. 2군에서 시즌을 시작했지만 열심히 던지다보면 언젠가 부름을 받으리라 믿었다.
이승호는 지난 14일 김성근 감독 앞에서 볼을 뿌렸다. 좋지 않으면 계속해서 던지라는 지시가 떨어질텐데 25개를 던진 후 "그만하면 됐다"는 소리를 들었다. 잠시 후 엔트리 등록.
이승호는 "감독님이 그렇게 잘던졌다고 말씀해주시니까 자신감을 갖게 됐다"면서 "캠프 때는 왔다갔다 한 것이 있었는데 지금은 안정적으로 던지는 것 같다"고 만족스런 표정을 지었다.
김성근 감독은 "이승호를 엔트리에 포함시킨 것이 잘됐다. 앞으로 팀이 경기를 하는데 큰 힘이 될 것 같다"고 반겼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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