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미닛·라니아, 누가 울면서 춤추게 했나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1.04.16 09: 19

걸그룹 포미닛과 라니아가 대한민국 일부 국회의원들까지 가세한 선정성 공격에 끝내 무릎을 꿇었다 두 그룹은 각각 지난 14, 15일 방송된 가요프로들을 통해서 수정된 안무와 무대 의상을 공개했다. 과연 이런 규제가 환영받을 일이었을까.
시청자 의견은 둘로 나뉘는 분위기다. '노출과 섹시 표현의 도가 지나쳤다'는 비난론이 있는 반면에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처사'라며 인민재판식 여론 몰이를 우려하는 시각도 늘어나는 중이다. 또 전체적인 안무를 보지않고 일부 동작만 끄집어내 '쩍벌춤' 등 사전에도 없는 음란성 비속어를 갖다붙여 논란을 만들어낸 일부 언론과 네티즌 책임이라는 자성론도 만만찮다.
어찌됐건 이번 논란의 가장 큰 피해자는 포미닛과 라니아 등 해당 걸그룹 멤버들임이 분명하다. 이들은 오랫동안 공들여 준비했던 안무를 방송사 PD의 '안된다' 한 마디에 포기해야 했고 이를 서둘러 바꾸는 고생과 위험부담까지 감수했다.

결국 포미닛은 14일 방송된 Mnet '엠카운트다운'에서 논란이 됐던 '거울아 거울아'의 이른바 '쩍벌춤'을 수정한 안무를 처음 선보였다. 당초 바닥에 주저앉아서 양 다리를 벌렸다 오므렸다 하는 도발적인 안무에서 다리를 오므리는 동작을 뺐다. 신곡 '거울아 거울아'와 '하트 투 하트'로 4월 가요계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포미닛 입장에서는 억울하더라도 방송사나 여론이 시키는데로 따를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포미닛의 한 관계자는 "(멤버들이)워낙 해외 가수들의 퍼포먼스를 많이 봐와서 우리 안무는 야하다는 생각을 전혀 못했다"면서 "두 달 넘게 이 안무를 준비하면서 이같은 논란을 예상하진 못했다. 다만 대부분의 의견이 바꿔달라는 것이었으므로, 바꾸는 게 맞는 것 같다"고 했다.
데뷔와 함께 큰 화제를 모았던 라니아도 마찬가지. 15일 방송된 KBS 2TV '뮤직뱅크'에서 데뷔 앨범 타이틀곡 '닥터 필 굿'을 선보이며 도입부 안무 등을 고쳤 의상도 기존에 활용하던 가터벨트를 없애면서 레깅스나 스타킹을 착용했다.
소속사 DR뮤직은 안무 수정 전 "준비한 걸 미처 다 못보여준다는 생각에 아쉽긴 하지만 오히려 좋은 기회로 받아들이겠다"며 "가창력과 안무 등 제대로된 실력으로 승부하는 멋진 팀임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했지만 이미 정상에 올라있는 포미닛보다 더 많은 제약과 압력을 소화하느라 곤욕을 치렀다.
한 지상파 TV의 가요 프로에서는 '4분 곡을 2분30초로 잘라 방영하겠다'면서 '안무도 쩍벌춤은 안되니 빼고 의상도 바꿔라'는 주문까지 했다는 후문이다. 4년동안 9억여원의 투자금과 멤버들의 피땀으로 준비해서 만든 데뷔 앨범 타이틀 곡 4분을 방송에 내보내려고 자르고 줄여야한다니 제작자의 속이 어땠을지는 짐작이 가능한 부분이다.
포미닛과 라니아가 프로 가수답게 무대에서는 밝게 웃으며 노래하고 춤추고 있지만 마음 속에서는 안타까움에 눈물을 흘리지는 않을까.
mcgwire@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