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예능프로그램 '스타오디션-위대한 탄생'이 '아류작'이란 우려와 비난으로 시작해 가뿐하게 광고를 완판시키며 시청률 20%를 연이어 돌파하게 된 배경에는 '멘토-멘티제'의 성공도 있었다는 평이다.
당초 '위대한 탄생'은 엠넷 '슈퍼스타K2'의 열기가 채 가시지도 않은 시점에서 시작, 서바이벌 가수 오디션 프로그램이라는 똑같은 포맷으로 '대놓고 따라하는 아류작'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첫 방송에서도 덩치만 불린 아류작의 흔적이 여기저기 묻어난다는 혹평을 받았고, '슈퍼스타K2'와의 차별화를 위해 도입한 멘토-멘티제에도 시청자들과 관계자들은 반신반의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갈수록 멘토-멘티제는 '위대한 탄생'의 가장 위대한 성공 요인이 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태원, 방시혁, 이은미, 김윤아, 신승훈은 이 프로그램에서 심사위원이자 멘토, 두 가지 역할을 해야 한다. 이는 가수가 '슈퍼스타K' 시리즈보다 많은 역할을 하는 것으로 이 프로그램의 주인공은 도전자와 심사위원 모두가 된다. 도전자 못지 않게 심사위원들이 이슈가 되는 이유다.
특히 멘토-멘티의 끈끈함은 타 오디션 프로그램이 주는 냉정함과 차가움을 완화시켜주는 데, 이것이 한국인의 정서와도 맞물려 있어 톡톡한 관전 포인트가 되고 있다.
심사가 진행되면 멘토들은 도전자 못지 않게 긴장된 상태로 자신의 멘티가 떨어질까봐 조마조마한 모습을 보인다. 다른 심사위원들이 독설을 날릴 때 짓는 표정을 보면 마치 혼나는 자식을 보는 부모같다고 해도 되겠다. 언제나 부모처럼 자신의 멘티들에게 "잘했다"라는 말을 먼저 해 주는 멘토들이다.
15일 방송만 해도 신승훈은 자신의 멘티가 떨어지자 얼굴에서 실망하는 표정이 묻어났다. 그러면서도 멘티가 의기소침해 질까봐 "1등을 넘어서 가수가 돼라. 좋은 음악인으로 조형우가 알려질 것이다"고 격려의 메시지를 보냈다. 그런가하면 김태원은 자신의 멘티 3명 전원이 통과되자 일어나 좋아하며 '아빠 미소'를 지었다.
김윤아는 자신의 멘티 백새은이 탈락하자 방송 직후 "오늘도 희주와 새은이를 응원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위탄에서 동생들과 맺은 소중한 인연과 함께 나눈 청춘이 참 감사합니다. 앞으로 새은이가 펼칠 진짜 인생에 많은 격려 부탁드려요"라며 탈락한 백새은을 '동생'이라 칭하며 그를 응원해 줄 것을 당부했다.
독설가 방시혁 역시 자신의 멘티가 2AM, 임정희 등 자신이 프로듀싱을 담당한 가수들에게 혹평을 당하자 "화가 나더라"고 속마음을 얘기한 바 있다.
이는 멘티들에게도 마찬가지다. 이날 탈락한 조형우는 소감으로 멘토 신승훈에게 감사의 마음을 잊지 않았다. 김혜리와 이은미의 관계를 보면 드라마틱한 모녀 관계를 보는 듯 하다.
가수들이 단순히 프로그램을 넘어 진짜 멘토의 역할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에서 의미있다. 신승훈은 최근 열린 자신의 콘서트에 탈락한 멘티 황지환을 게스트로 세웠다. 신승훈 콘서트 역사상 처음이다. 의기소침해진 멘티에게 힘을 불어넣어주고자 기획한 신승훈의 마음이었다.
부모와 자식, 선생과 제자가 갖고 있는 한국적 정서가 해외에서 건너 온 서바이벌 프로그램과 묘하게 맞물려 새로운 변형체가 됐다.
ny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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