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후 만난 이동국(32, 전북)은 다소 흥분한 모습을 보였다. 이유는 한 가지였다. 자신의 기록이 제대로 인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비디오 분석 결과 이동국의 주장이 맞았다.
최강희 감독이 지휘하는 전북 현대는 지난 16일 전주 월드컵경기장서 열린 광주 FC와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1' 6라운드 홈경기서 무려 6골을 폭발시키며 6-1 대승을 거뒀다. 수비 축구에서 비롯되는 골가뭄 논란을 종식시키는 화끈한 경기였다.
그렇지만 옥의 티가 있었다. 바로 공식 기록이었다. 이날 프로축구연맹(이하 연맹)의 공식 기록에 따르면 이동국은 1골 1도움을, 이승현은 1골 2도움을 기록했다. 그러나 자신의 기록을 접한 이동국은 기뻐하지 않았다. "1도움이요? 도움 3개 했는데요?"라고 반문하며 다소 흥분했다.

경기 내용 중 특히 골과 도움은 선수 본인이 가장 자세히 안다. 또한 이동국은 확실하지도 않는 것에 대해서 억지를 부릴 선수가 아니었다. 이동국은 "우리 팀의 첫번째 골부터 세번째 골까지 모두 내가 도움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초 전반 27분 김동찬의 득점은 이동국의 도움으로 올라갔지만, 전반 17분 김지웅의 득점과 전반 30분 이승현의 득점은 이동국의 도움으로 기록되지 않았다. 이동국의 주장을 접한 이후 비디오 분석을 한 결과, 이동국의 주장은 정확했다. 김지웅의 첫번째 득점과 이승현의 세번째 득점은 모두 이동국의 발을 거쳤다.
이동국으로서는 도움에 다소 민감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이동국은 지난 2009 시즌 21득점으로 리그 득점왕에 올랐다. 그러나 도움이 하나도 없었다. 이 때문에 많은 비난을 받았다. 게다가 그의 득점 능력까지 평가절하했다. 도움이 없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그렇지만 당시에는 운이 없었다. 이동국이 찬스를 만들어주어도 동료 선수들이 결정을 짓지 못했을 뿐이다.
이동국의 '1골 1도움' 기록은 '1골 3도움'으로 정정될 것으로 보인다. 전북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연맹의 관계자도 비디오 분석을 통해 인정했다고 한다. 이미 정해진 경기 최우수 선수(Man of the match)를 바꿀 수는 없지만, 이번 시즌 첫 '도움 해트트릭' 선수는 이동국이 될 것이다. 또한 이동국에게는 생애 첫 '도움 해트트릭'으로 영광스러운 기록이 될 것으로 보인다.
sports_narcoti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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