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데폴라, 나이트 투심 보고 배웠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4.17 09: 15

역시 이유없는 부활은 없었다.
한화 2년차 외국인 투수 훌리오 데폴라(29)가 살아났다. 데폴라는 지난 16일 광주 KIA전에 선발로 나와 7⅓이닝 6피안타 4볼넷 7탈삼진으로 역투했다. 올해 한화의 첫 퀄리티 스타트이자 최다이닝 투구. 비록 개인 첫 승은 거두지 못했으나 올해 한화 선발투수들 중 가장 인상적인 피칭으로 7연패 탈출의 밑거름이 됐다. 최고 152km 강속구를 뿌리며 왜 한화가 그와 재계약했는지 증명해 보였다.
시즌 첫 2경기는 좋지 못했다. 2경기에서 9이닝 17피안타 6볼넷 7탈삼진 10실점. 2패에 평균자책점이 10.00이었다. 류현진과 함께 막강 원투펀치로 기대를 모았던 데폴라였지만 이상하리만큼 통타당했다. 류현진이 흔들리는 가운데 그마저 흔들려 팀은 하염없이 추락했다. 그래도 한대화 감독은 데폴라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 한 감독은 "볼 자체만 놓고 보면 정말 좋다. 타자들이 쉽게 칠 수 있는 공이 아니다"며 "올해 정말 데폴라가 일을 낼 줄 알았는데"라고 말했다. 그만큼 볼이 좋다.

KIA전에서 그것을 증명했다. 최고 152km 강속구를 거침없이 포수 미트로 꽂어넣었다. 한 번 리듬이 살아나니 역동적으로 던졌다. KIA 타자들이 함부로 방망이를 들이댈 수 없었다. 여기에 달라진 게 있다면 볼 배합이었다. 특히 이날 데폴라는 싱커성 투심 패스트볼을 효과적으로 구사했다. 볼끝이 흔들리는 투심으로 땅볼을 유도했다. 22개 아웃카운트 중 10개를 땅볼로 잡았다. 삼진 7개에 뜬공은 5개. 땅볼 유도율이 어느 때보다 높았다.
경기 후 데폴라는 "포수 리드대로 던졌다. 이희근의 리드가 좋았다"고 말했는데 여기에는 이유가 있었다. 경기 전 데폴라는 이희근과 볼 배합에 대해 논의했다. 특히 데폴라는 투심 구사에 의지를 보였다. 브랜든 나이트(넥센) 때문이었다. 올해 넥센 이적 후 부활한 나이트의 주무기는 투심 패스트볼. 한화 오재진 통역원은 "데폴라가 나이트의 투심을 보고 많이 느꼈다. 경기 전에도 이희근이랑 투심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들어갔는데 호흡이 잘 맞은 것 같다"고 전했다. 이날 데폴라의 볼끝은 유난히 지저분하게 움직였고 그것이 호투의 요인이었다.
비록 승리는 날렸지만 막강 구위를 입증했다. 아직 날이 풀리지 않은 시기라는 것을 감안하면 고무적이다. 여기에도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오 통역원은 "데폴라가 작년보다 몸이 좋아졌다. 체중이 4kg 늘었는데 그 때문에 볼에 힘이 좋아졌다고 스스로 많이 느끼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 이 시점에는 148km가 최고였지만 올해는 150km 이상을 예사로 던진다. 날이 풀리고 따뜻해질 시기에는 더 빠르고 위력적인 공을 던질 수 있다는 뜻이다. 한대화 감독의 말대로 아직 일을 낼 시간은 많이 남아있다.
이날 경기 후 데폴라는 "컨디션도 좋았고 연패를 끊을 수 있는 분위기여서 최대한 열심히 던졌다. 연패로 분위기가 안 좋았는데 앞으로 좋은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승리를 아깝게 날린 것에 대해서도 "개의치 않는다. 더 좋은 선수라면 실수를 최대한 줄여야 한다. 앞으로 그렇게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아직 승리없이 2패지만 데폴라의 기대 승수는 더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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