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정전이 가져다 준 1박 2일 경기. 승리의 여신은 전날 리드를 가졌던 팀의 손을 들어주었다. 두산 베어스가 삼성 라이온즈를 열약한 '야구 인프라'가 만든 1박 2일 경기 속에 꺾었다.
두산은 17일 대구구장서 속개된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삼성전서 전날 7이닝 2실점 호투를 펼친 선발 김선우와 이종욱의 결승 솔로포를 앞세워 3-2로 신승했다. 이날 승리로 두산은 7승 1무 4패(17일 현재)를 기록하며 오후 5시 곧이어 벌어질 삼성전을 앞두고 분위기를 올렸다. 삼성은 6승 6패.

15일 1-2로 석패했던 두산은 16일 1회초부터 상대 선발 정인욱을 세차게 몰아쳤다. 이종욱의 우전 안타와 정수빈의 중전 안타-2루 도루 등으로 1사 2,3루를 만든 두산은 김동주의 2타점 좌익수 방면 적시타로 2-0을 만들었다. 15일 경기 도중 명치 부위 통증으로 교체되었던 김동주는 이 타점으로 김경문 감독에 대한 미안함을 덜어냈다.
상대 선발 김선우에게 3회까지 무득점으로 묶이던 삼성 타선이 살아난 것은 4회. 삼성은 1사 후 박석민이 중전 안타로 출루한 데 이어 최형우의 우월 투런으로 2-2 동점을 만들었다. 김선우의 가운데로 몰린 2구 째 컷 패스트볼(140km)을 제대로 당긴 최형우의 수훈이었다.
그러나 5회초 두산은 이종욱의 홈런포로 3-2 재차 리드를 잡았다. 이종욱은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정인욱의 5구 째 직구(145km)를 당겨쳤고 이는 비거리 105m 짜리 솔로 홈런으로 이어졌다.
7회말 삼성은 조동찬의 몸에 맞는 볼과 대주자 강명구의 2루 도루로 무사 2루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신명철의 2루 땅볼 때 3루로 뛰던 강명구가 태그아웃된 데 이어 신명철까지 견제에 걸려 협살당한 뒤 채상병의 삼진이 나왔다.
8회초 두산 공격서는 한국야구의 커다란 오점이 될 해프닝이 벌어졌다. 정수빈이 기습 번트 후 1루로 쇄도하는 과정서 메인 변압기 고장으로 인해 정전이 된 것. 이미 지어진 지 50년 이상 된 노후한 대구시민운동장이 팬들의 뜨거운 야구 사랑을 담기 너무나 열악한 곳임을 알려준 한 단면이다.
결국 경기는 좌측 조명탑이 복구되지 않아 17일 오후 3시 두산의 8회초 공격부터 이어졌다. 그리고 안타성 기습 번트를 댔던 정수빈은 다시 타석에 나와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그러나 두산은 동요 없이 고창성-임태훈이 믿음직한 계투로 리드를 지키며 값진 승리를 거뒀다.
16일 나온 두산 선발 김선우는 7이닝 동안 5피안타(탈삼진 9개) 2실점 호투를 펼치며 시즌 첫 승을 기록했다. 에이스로서 확실한 모습을 보여준 순간이었다. 삼성 선발 정인욱은 5이닝 6피안타 3실점으로 분전했으나 패전을 기록하고 말았다.
farinelli@osen.co.kr
<사진> 16일 선발로 17일 승리를 거둔 김선우./두산 베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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