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호, '마무리'고원준 6회투입 '초강수'로 4연패 탈출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1.04.17 20: 39

4연패의 늪에서 빠져 나오기 위한 롯데 자이언츠 양승호(51) 감독의 필승카드는 '마무리' 고원준(21)의 조기 투입이었다. 그리고 작전은 성공했다.
롯데가 17일 잠실 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LG 트윈스전에서 3-1로 앞선 6회말 위기 상황에서 선발 송승준이 내려간 마운드를 중간 계투진이 아닌 마무리 고원준이 곧바로 올라 4-1 승리를 지켜냈다.
선발투수가 마운드를 내려간 뒤 6회부터 곧바로 마무리로 간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예상하기 힘든 시나리오다. 그러나 롯데는 지난 12일 사직 두산전 무승부까지 하면 10일 목동 넥센전 이후 5경기 연속 승리를 추가하지 못하며 3승1무8패로 7위를 달리고 있었다. 양승호 감독으로서는 연패를 끊기 위한 최상의 카드였다.

양승호 감독의 고원준 카드는 16일부터 준비된 카드였다. 양 감독은 17일 경기 전 "전날(16일)에도 원래는 이용훈을 2∼3회까지만 끌고 간 뒤 고원준을 투입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용훈이 1이닝도 채우지 못하고 ⅔이닝 동안 안타 6개를 맞고 4실점으로 강판되는 바람에 고원준도 못 올라오고 팀도 패했다.
무엇보다 고원준은 마운드 위에서 씩씩하게 공을 뿌리며 양승호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고원준은 6회 2사 1루에서 마운드에 올라 첫 타자 조인성을 좌익수 플라이로 잡아냈다. 직구를 예상한 조인성을 역으로 커브를 던진 것이 주효했다.
고원준은 7회에도 오지환과 이대형을 각각 1루수 앞 땅볼과 유격수 앞 땅볼로 처리한 뒤 박경수를 볼넷으로 내줬다. 그러나 이내 안정을 찾고 이병규를 2루수 앞 땅볼로 처리하며 이닝을 마쳤다.
고원준은 9회 선두타자 정성훈에게 안타를 맞고 조인성의 플라이 때 포수 강민호가 볼을 놓쳐 무사 1,2루 위기에 빠졌다. 그러나 위기 순간 고원준은 오지환과 대타 윤상균을 연속 삼진으로 처리한 데 이어 박경수를 유격수 직선타로 잡아내며 수줍은 웃음을 지을 수 있었다.
경기 후 양승호 감독은 "송승준과 고원준이 잘 던졌고 공격력이 살아 나는 것 같아 고무적이다"며 연패 탈출 소감을 밝혔다.
고원준도 "데뷔 첫 세이브지만 팀이 이겨서 기쁘다. 전날에는 조기 투입 이야기를 들었는데 오늘은 9회까지 갈 줄을 몰랐다. 그러나 매 이닝 끝나고 계속 던진다는 지시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9회 위기 상황이 있었지만 불길한 생각은 안 들었다"면서 "마무리 투수로서 자주 나왔으면 좋겠다"며 활짝 웃었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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