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일본 효고현 고시엔구장에서 만난 '아시아 홈런왕' 이승엽(35, 오릭스)은 "꾸준히 출장할 수 있다는 자체 만으로도 행복하다"고 미소를 지었다.
지난해 출장 기회가 불투명했던 것과는 대조를 이룬다. 그만큼 구단에서 그의 활약을 기대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날 라쿠텐과의 원정 경기가 끝난 뒤 OSEN과의 인터뷰에 나선 이승엽은 "그동안 야구가 너무 하고 싶었는데 이곳에서 마음 편히 뛸 수 있어 좋다"며 "팀내 분위기도 만족스럽다. 외국인 선수가 아닌 동료 선수로 대하는 진심이 느껴진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오카다 아키노부 오릭스 감독과 쇼다 고조 타격 코치는 이승엽의 타격감 회복을 위해 팔을 걷어 붙였다. 족집게 과외 등 기술적인 조언 뿐만 아니라 "네가 못하면 팀이 이길 수 없다"고 동기 부여도 병행한다.

이승엽은 "아직까지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팀에 미안하다는 생각 뿐"이라며 "보다 나은 성적 즉 내가 만족할 수 있는 모습을 거둔다면 팀분위기가 더 좋아지지 않겠냐"고 내다봤다. 이어 그는 "6경기에서 안타 2개 밖에 때리지 못했지만 꾸준히 기회를 주시는 것에 반드시 보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승엽은 17일까지 타율 1할(20타수 2안타) 1홈런 4타점 1득점으로 주춤한 것을 두고 "히팅 타이밍을 제대로 잡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있다. 현재 성적이 말해주지 않느냐. 아직 가야할 길이 멀었다. 꾸준히 훈련하고 비디오 분석을 통해 보완해야 할 부분"이라고 대답했다. 그래서 그는 18일 휴식을 반납하고 젊은 선수들과 함께 특타 훈련에 나설 예정이다.
어느덧 30대 중반에 이른 그는 체력 보강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피로 회복을 위해 산소 캡슐을 구입했고 구단 트레이너로부터 승인받은 비타민 등 영양 보충제도 꾸준히 섭취한다. 또한 올해부터 산삼 엑기스를 제공받고 있다. 그는 "프로 선수로서 몸에 대한 투자하는건 분명히 해야 할 부분"이라며 "만족할 수 있는 성적을 거두기 위해 최상의 컨디션은 필수 과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친정팀 삼성 라이온즈 복귀에 대한 물음에 신중한 입장을 드러냈다. "마음 속으로 삼성의 선전을 바란다"는 이승엽은 "친정팀 복귀 시점은 아무도 모른다. 그리고 현재 내가 생각할 부분은 아니다. 여기서 집중하는게 중요하다. 당분간 삼성 복귀와 관련된 이야기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지금은 오릭스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게 예의라고 생각한다"고 잘라 말했다'.
이제 6경기를 소화했다. 13일 소프트뱅크와의 대결에서 첫 홈런을 터트린 뒤 "첫 안타로 여기겠다"는 그의 말처럼 속단은 이르다. 언제나 그렇듯 결정적인 순간 한 방을 터트리며 감동을 선사했던 이승엽이 '아시아 홈런왕'의 위력을 보여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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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고시엔구장(니시노미야)=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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