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을 이끈 '안방마님'강민호(26)도 4연패를 당한 팀을 승리로 이끌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다. 평범한 포수 플라이를 놓친 그의 작은 실책이 이를 증명했다.
그러나 성격 좋기로 소문난 강민호는 미안한 마음보다 뻔뻔한 모습으로 위기에 처한 투수 고원준에게 안정감을 찾아줬다.
상황은 이랬다. 강민호는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전에서 4-1로 앞선 9회말 무사 1루에서 조인성의 홈플레이트 방향의 평범한 플라이를 놓쳤다. 이어 아무도 없는 1루 베이스에 송구까지 했다.

큰 위기 없이 끝날 것으로 보였던 9회말이었지만 그의 실책 하나로 롯데 덕아웃은 폭풍전야를 방불케 하게 분주해졌다. 그러나 강민호는 당당했다.

차분히 마운드로 걸어 올라간 강민호는 고원준에게 "원준아, 형이 미스했다. 형이 잡아 공 잘 받아줄테니 스트라이크만 던져라"고 격려하고 엉덩이를 두들겨주고 자신의 자리로 돌아왔다.
강민호의 주문대로 고원준은 스트라이크 위주로 공을 던지며 무사 1,2루에서 오지환에게 직구를 던져 스탠딩 삼진을 잡은 데 이어 대타 윤상균 마저도 슬라이더로 삼진을 솎아냈다. 한차례 숨을 고른 고원준은 박경수에게 슬라이더 승부로 유격수 직선타로 잡아내는 여유를 보였다.
경기 후 강민호는 가장 먼저 공필성 수비 코치에게 혼났다. 강민호는 "코치님, 제가 공을 제대로 못 봤습니다"라며 웃으며 말했다. 그러자 공 코치는 "앞으로 한발 더 나와서 봤어야지"라며 한 마디를 한 뒤 "수고했다"고 격려했다.
"꼭 이겨서 연패를 탈출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다. 그리고 정말 이기고 싶었다"고 말한 강민호는 "올 시즌 내내 미스앤 나이스에 두고두고 나올 것 같다"면서 "아, 이거 안 되는데…"라며 포수 장비를 챙겨 버스를 타는 곳으로 이동했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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