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대화 감독, "최진행, 아직 커가는 과정"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4.18 07: 09

"잠잠한 게 아니라 아예 잠을 자고 있어".
한화 한대화 감독은 좀처럼 시원하게 터지지 않는 방망이 때문에 고민이다. "몽둥이가 문제야"라는 말은 한 감독의 단골 멘트다. 그런데 최근에는 고민의 깊이가 더해졌다. 4번타자 최진행(26)이 침묵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감독은 최진행에 대해 "잠잠한 게 아니라 아예 잠을 자고 있다"며 답답한 마음을 나타냈다. 최진행은 최근 5경기에서 18타수 2안타 타율 1할1푼1리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최진행은 지난해 혜성처럼 등장한 한화 4번타자. 독수리 군단의 거포 유전자를 타고난 그는 풀타임 주전 첫 해부터 타율 2할6푼1리 32홈런 92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홈런 전체 2위에 올랐고 타점도 5위였다. 타고난 힘과 해결 능력을 과시하며 올해도 약화된 한화 타선의 중심을 잡아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13경기에서 46타수 8안타 타율 1할7푼4리 2홈런 9타점으로 부진을 거듭 중이다.

한대화 감독은 꾸준한 활약을 강조했다. "진짜 좋은 선수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최소 3년은 꾸준하게 활약해야 한다"는 것이 한감독의 말이다. 지난해 후반 최진행이 슬럼프에 빠졌을 때에도 한 감독은 같은 이야기를 했었다. 김태완의 군입대와 장성호의 부상 공백으로 지난해보다 상대의 견제강도가 훨씬 세졌고 그만큼 심리적으로 부담도 크다. 팀의 연패와 맞물려 깊은 수렁에 빠져들고 말았다.
사실 시즌 출발은 좋았다. 개막전 첫 타석에서 깨끗한 좌전 안타를 날렸고, 첫 3경기에서 홈런 2개를 터뜨렸다. 낮은 공에 대한 대처능력이 향상돼 업그레이드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이후 10경기에서 홈런이 나오지 않고 있다. 장종훈 타격코치는 "초반에는 생각보다 좋았다. 하지만 완전한 상태가 아니다. 스프링캠프 때 허리 통증으로 조기귀국해 훈련량이 많이 부족했다. 최소 20경기는 해야 본래 모습을 보이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한대화 감독도 길게 바라보고 있다. 한 감독은 "최진행은 아직 완전한 4번타자로 보기 어렵다. 여전히 커가는 과정에 있는 선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보완해야 할 부분도 지적했다. 한 감독은 "치기 어려운 볼을 그냥 바라만 보고 물러서면 안 된다.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오는 치기 어려운 공을 파울로 커트해내면서 투수를 괴롭히는 기술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최근 최진행은 서서 무기력하게 당한 삼진이 많았다. 4번타자로서 강한 기백을 보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그래도 최진행이 없으면 한화 타선은 절망적이다. 앞뒤로 받쳐주는 타자들이 없다 보니 아무래도 힘든 부분이 많다. 한 감독도 "그 차이를 절대 무시할 수 없다. 생각보다 어마어마한 것"이라고 인정했다. 장성호가 복귀한 뒤 타선의 짜임새가 생길 경우 최진행도 본색을 드러낼 것이라는 기대다. 시즌 초반 지금 겪고 있는 부진도 어떻게 보면 커가는 과정에 있는 최진행에게 하나의 성장통인 셈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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