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욕할 기회를 준 감독님은 진정한 남자다".
SK 외국인 투수 매그레인(33)이 넥센을 상대로 설욕전 기회를 준 김성근(69) 감독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매그레인은 17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6⅔이닝 동안 1안타(1홈런) 2볼넷 4탈삼진으로 1실점해 호투를 펼쳤다. 송지만에게 2회 맞은 선제 솔로포가 유일한 안타였을 정도로 흠잡을 것 없는 피칭이었다.

직구는 최고 143km까지 나왔고 컷패스트볼, 커브, 싱커, 체인지업 등 다양한 구종으로 넥센 타선을 상대했다. 특히 이날 매그레인이 던진 볼의 개수는 82개에 불과했다. 그만큼 넥센 타자를 상대로 공격적인 피칭을 선보였다.
시즌 2승을 눈앞에 둔 상태에서 마운드를 내려갔지만 아쉽게도 이어 나온 전병두가 역전을 허용, 당연히 승리도 날아가 버렸다. 하지만 만족스런 표정이었다. 무엇보다 명예회복할 수 있었다는 데 더 무게를 두는 모습이었다.
매그레인은 지난 3일 넥센과의 경기를 통해 한국 데뷔전을 가졌다. 그러나 신통치 않았다. 2이닝 동안 5피안타 3삼진으로 3실점하며 3회 도중 강판되는 수모를 당했다. 이후 불펜에서 대기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다음 등판이었던 12일 한화전까지 9일이나 기다려야 했다.
그만큼 넥센전에 대한 아쉬움이 컸다.
매그레인은 경기 후 "대만에서는 한 번 크게 패한 팀을 상대로 다시 등판하지 못했다"면서 "그런데 감독님께서는 넥센전에 다시 등판할 수 있게 기회를 주셨다. 덕분에 설욕과 명예회복까지 할 수 있었다. 감독님은 진정한 남자"라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예의가 바르지만 자신의 의사를 분명하게 표시하는 매그레인이다. 이에 매그레인은 "마운드를 내려가면서 전병두가 내 뒤를 막아줬으면 한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비록 내 승리가 날아갔지만 그럴 수도 있다. 괜찮다"고 오히려 전병두를 위로하며 활짝 웃었다.
된장찌개에 밥을 말아서 먹을 정도로 탁월한 적응력을 보이고 있는 매그레인. 기량도 빠르게 올라오면서 '퇴출설'을 실력으로 잠재우고 있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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