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용수 캐스터는 왜 '3루 3루'를 외칠까?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1.04.19 07: 21

"제가 3루 3루를 외치는 이유요? 야구에서 3루타는 홈런보다 더 어려운 거잖아요. 잘 치고, 잘 달리는 타자만이 가능한 거죠. 2루타를 칠 때 함성보다 3루타가 나온 순간 관중들의 함성이 훨씬 크죠".
지난 2일 2011 프로야구가 개막했다. 겨우내 야구에 목말랐던 TV 중계를 통해 맛깔 나는 캐스터의 한마디 한마디에 야구 보는 재미를 더하고 있다. 지난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롯데전에 앞서'3루 3루'로 시청자의 귀와 마음을 뜨겁게 자극하는 임용수(43, SBS ESPN) 캐스터를 만났다.
그는 이날도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마이크 앞에 서기 전 경기장에 일찍 도착해 따가운 햇살 속에서 타격 훈련을 하고 있는 LG 이대형, 박용택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박종훈 LG 감독과도 최근 상승세 비결에 대해서 충분히 듣고 꼼꼼히 메모하며 방송 준비를 마쳤다.

지난 1995년 방송에 입문한 그는 1997년 한국스포츠TV에 입사하며 본격적인 스포츠 아나운서의 길을 걷게 됐다. 그는 봄부터 가을까지는 야구장을, 가을부터 봄까지 농구장을 돌며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있다. 특히 올 시즌에는 '양신'양준혁 해설위원과 입을 맞춰 야구 중계를 하고 있다.
임 캐스터는 "기존의 김용희 의원 등과 더불어 양준혁, 안경현 위원과 함께 한다. 새롭게 함께한 이들의 열정이 대단하다"면서 "팬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방송을 할 것이며 이들이 정말 좋은 해설자가 될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그의 중계 포인트는 바리톤을 연상하는 저음, 때로는 테너와 같은 높은 고음을 넘나드는 목소리다. 혹시 성악가 출신이 아닐까하는 의구심까지 든다. 실제로 임 캐스터는 중앙대학교 성악과를 졸업했다. 그는 "성악을 한 것이 야구 중계에 도움이 된다"면서도 "그러나 이제 어떻게 노래를 부르는지 기억도 안 난다"며 엄살을 피웠다.
그가 야구를, 그리고 3루를 좋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야구는 인생의 축소판이다. 그 안에 희로애락이 있다. 삶의 사이클도 있다"면서 "또 많은 팬들의 뜨거운 함성과 응원소리를 들으면 심장이 뛴다는 것을 느낀다"며 웃음을 지었다. 그러면서 그는 "특히 3루 3루 3루를 외칠 때 너무나도 짜릿하고 스릴있다"며 세이프 포즈를 멋지게 선보였다.
그는 또 "올 시즌 한국프로야구가 30주년이 됐다. 30살이 됐다면 이제는 성인인 만큼 독립해야 한다. 자생력을 키워야 한다. 단순히 SBS 뿐만 아니라 야구 판이 커졌으면 좋겠다"며 "만약 올 시즌 600만 관중이 돌파하거나, 내가 잠실 야구장에서 애국가를 부르길 원한다는 댓글이 100만개다 달린다면…"이라며 정말로 애국가 제창에 도전할 뜻을 내비쳤다.
그러자 곁에서 이 말을 들은 정성훈(31, LG 내야수)은 "관중 동원에 물의를 일으킬 일 아니냐"며 농을 던졌다.
올 시즌 600만 관중이 돌파해 임용수 캐스터가 잠실구장에서 애국가를 부르는 모습을 보게 될 수 있을지 기대된다. 더불어 그가 외치는 '3루 3루'는 지속된다.
agassi@osen.co.kr
 
<사진>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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