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전트사에서 한국 무대로 보낸 케이스는 사실상 내가 처음이었다. 그래서 내 스스로 지인들에게 자문을 구해야 했다".
언어 문제를 제외하면 전체적으로 적응하기 수월하다는 이야기. 게다가 가족들이 온다는 말을 꺼내며 그는 무의식적으로 미소를 보였다. 두산 베어스의 1선발 더스틴 니퍼트(30)가 국내 무대 오퍼 당시를 떠올린 동시에 앞으로의 분발을 기대하게 했다.

203cm으로 역대 외국인 선수 최장신이자 최초의 전년도 디비전시리즈 출장 경력(텍사스 소속)의 외국인 선수인 니퍼트는 커다란 기대 속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여러 면에서 '최초' 타이틀을 갖고 한국 땅을 밟은 니퍼트는 현재 3경기 3승 무패 평균자책점 1.59(18일 현재)를 기록하며 기대치에 걸맞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그는 지난 13일 사직 롯데전서 7이닝 동안 7이닝 동안 113개(스트라이크 72개, 볼 41개)의 공을 던지며 3피안타(탈삼진 7개, 사사구 3개) 2실점(1자책) 호투로 승리 투수가 되었다. 최고 151km의 속구는 둘째치고 전날(12일) 12회 4-4 무승부로 계투진 피로가 컸던 상황서 7회까지 제 임무를 마친 점은 주목할 만 했다.
"내가 한국말을 모르니 언어에 있어 다소 어려움이 있을 뿐 적응은 순조로운 편이다. 18일(인터뷰 시점은 17일)에는 가족들이 한국에 오니 앞으로 더욱 좋아질 것"이라며 화색을 비춘 니퍼트. 특히 니퍼트는 또 하나의 특이점을 보유하고 있다. 바로 메이저리그 거물 에이전트인 스캇 보라스의 고객이라는 점.
과거 박찬호(오릭스), 김선우(두산) 등이 메이저리거 시절 보라스 코퍼레이션 소속이기도 했으나 이들은 한국 선수인 반면 니퍼트는 보라스 사단 외국인 선수로 한국 무대를 밟은 거의 드문 케이스. 지금은 한국 담당자인 전승환씨가 있지만 그 또한 오랫동안 보라스 사단에서 일한 사람은 아니다. 니퍼트는 두산의 영입 제의 당시 회사에 한국 무대에 대한 배경지식을 갖춘 사람이 거의 없었다고 밝혔다.
"일본리그와 유사하다는 정도의 정보 밖에는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에이전트사 내에서도 한국 구단의 영입 의사만 확인했을 뿐 특별히 '그 곳에서는 어떻게 해야 한다'라는 오더를 당시에는 곧바로 받지 못했다".
"그래서 마이너리그 시절 같이 뛰다 한국 무대를 경험한 선수에게 자문을 구했다. 만약 좋은 이야기가 나오지 않으면 다른 곳을 선택하려 했지". 당시 니퍼트는 두산만이 아닌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영입 의사도 받았다.
"그런데 다들 '야구하기 좋은 곳'이라는 이야기를 하더라. 언어 면에서 어려움은 이미 각오했던 것이고 그 외의 면에서는 별 어려움이 없다는 이야기가 대부분이었다. 좋은 환경일 것이라는 생각에 두산과 계약을 맺었다". 지난해 12월 니퍼트와의 계약 협상이 한 차례 결렬된 후 두산이 계약 2차 시기에 성공한 순간이다.
시즌 초반 에이스 노릇을 하고 있는 외국인 투수는 가족들과의 만남에 더욱 힘을 내는 상황. 가족들 앞에 19일 넥센을 상대로 자신의 4연승에 도전하는 니퍼트가 '야구하기 좋은 곳'에서 어떤 구위와 경기 운영을 보여줄 것인가.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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