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희피디 "''나가수'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인터뷰)
OSEN 이지영 기자
발행 2011.04.19 09: 59

18일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MBC ‘나는 가수다’가 녹화를 재개했다.
이날 공교롭게도 ‘나가수’ 논란의 중심에 있었던 김영희 피디를 만났다. 25일쯤 출국할 예정이라는 그는 오히려 너무 편안해 보였다. 두달 정도 남미여행을 다녀올 생각이라는 그는 ‘나가수’에 대한 아쉬움보다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은 기대와 열정이 더 커보였다.
그는 출국을 앞두고 ‘나가수’의 뒷이야기와 만들면서 느꼈던 소회들, 앞으로의 계획들을 풀어놨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출국일과 체류기간은 정해졌나?
“25일 출국 예정이다. 2달 정도로 생각하고 있는데, 아직 결재가 안났다.”
-남미에서 어떤 일정을 계획하고 있나?
“체게바라가 다녔던 코스들을 짚어볼까 생각 중이다. 유적지를 돌기보다 남미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 그래서 스페인어 공부도 열심히 하고 있고, 사실 출판 제의도 많이 받았다. 누구는 책제목을 ‘나는 피디다’로 하자고 하더라(웃음). 사실 걱정은 좀 된다. 위험한 지역이 많다고 하던데, 두달동안 혼자 다녀야돼서..”
-너무 편안해 보인다. 오늘 ‘나가수’ 녹화가 재개되는데 궁금하진 않나?
“주변에서 걱정을 많이 해주시는데, 나는 사실 너무 편안하게 잘 지내고 있다. 그리고 오늘 녹화장에 가면 막내 스태프들부터 모두 일어나 인사하고 할텐데...녹화에 괜히 지장줄까봐 안가고 있다.”
-임재범과 BMK가 합류했는데, 개인적인 생각은?
“임재범까지는 내가 해놓은 거였다. 사실 임재범의 캐스팅 여부가 ‘나가수’의 성공의 키라고 생각했다. 처음 7명이 셋팅된 후 이 프로가 한번의 이슈로 끝나지 않고 계속 살아남을려면 임재범을 섭외해야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임재범 섭외에 가장 많은 공을 들였고, 4개월 제작기간 동안 거기에 많이 매달렸다. BMK가 기존 멤버에 비해 인지도가 조금 낮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인지도 높은 가수와 낮은 가수가 섞여 있어야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그부분은 제작진이 잘 해나갈 거라 믿는다.”
-아이돌 섭외는 어떻게 생각하나?
“아이유, 태연, 효린 정도가 지금 출연해도 무리없는 친구들인 것 같다. 사실 내가 있을 때 아이유는 섭외하려고 준비하는 중이었다.”
-처음 7인 중 누구 섭외가 가장 힘들었나?
“7인 모두 그렇게 친분이 없었다. ‘나가수’ 하면서 친해졌다. 그중에 백지영과 김건모가 전부터 친분이 있었다. 그런데 의외로 백지영 섭외가 가장 힘들었다. 이미 인지도도 높은 상태였고, 백지영 측에서는 굳이 ‘나가수’를 출연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백지영은 어떻게 출연을 결정했나, 출연료에 대한 이야기들도 있던데...
“출연료?(하하하). 가수들 섭외하면서 돈 이야기는 한번도 안했다. 백지영도 결국 제작진의 진정성, 진지한 무대에 대한 열정으로 출연을 결정한 것 같다. 음원공개도 방송이 나간 후에 사업부에서 결정한 사항이었다."
-이소라의 ‘바람의 분다’가 ‘나가수’ 이후 각종 챠트를 석권했다. 좋은 노래가 ‘나가수’로 인해 재조명됐다.
“‘바람이 분다’ 무대가 ‘나가수’ 첫 무대였는데, 노래를 듣고 난 후 이 프로 되겠다 하는 확신이 들더라. 너무 좋았다. 사실 처음에 제작진이 부탁한 노래는 ‘청혼’과 ‘난 행복해’ 였다. 좀 밝게 가면 좋겠다 싶어 ‘청혼’을 제의했는데, 이소라가 ‘바람이 분다’를 선곡했다. 그 노래의 운명이었던 것 같다.”
-그동안 정말 많은 프로그램을 히트시켰다. 가장 애정이 가는 프로 3개만 꼽자면?
“‘양심냉장고’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2위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담았던 ‘아시아!아시아!’. 피디라는 직업을 떠나 굉장히 보람을 가져다줬던 코너였다. 그리고 3위는 ‘나가수’. 이 프로는 피디로서 성취감을 많이 느끼게 해줬다. 처음 기획하면서 예상했던 것들이 그대로 맞아 떨어졌다. 무대를 보여줬을 때 시청자들의 반응들, 이 프로가 가요계나 방송계에 미칠 영향들이 예상대로 됐다.”
-‘나가수’는 본인에게 어떤 프로였나. 본인이 생각하는 성공 이유는?
“나를 성장시켜준 프로그램이다. 4개월동안 정말 열심히 했다. 이틀에 한번씩 3-4시간 밖에 못자면서 매달렸다. 73시간 동안 자지 않은 적도 있었다. 하지만 힘든지 모르고 신나서 일했다. 여러 가지 논란들을 겪으면서 또 많은 것을 배웠다. ‘나가수’의 성공은 틈새를 잘 공략했기 때문인 것 같다. 일요일 황금시간대 최고 가수들의 노래를 들려주는 것이 기존에 없던 시도여서 시청자들이 눈길을 잡았던 것 같다.”
-돌아왔을 때 어떤 프로그램을 하고 싶나?
“전혀 다른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 피디들도 스타일이 있는데, 새로운 프로그램을 잘 만드는 피디, 기존 프로그램을 이어받아 더 발전시키는 피디 등. 나는 전자인 것 같다. 돌아왔을때도 ‘나가수’처럼 기존에 없는 전혀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
 
bonbon@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