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추트레인'의 소속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가 올 시즌 메이저리그 초반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클리블랜드는 1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의 코프먼 스타디움에서 열린 캔자스시티 로얄스와 원정경기에서 연장 10회 4점을 뽑아내는 놀라운 집중력을 보이며 7-3으로 승리, 최근 4연승을 달렸다.
덕분에 클리블랜드는 12승4패를 거두며 승률 7할5푼을 기록해 월드시리즈 우승 후보로 꼽히는 필라델피아 필리스, 뉴욕 양키스, 보스턴 레드삭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등을 제치고 메이저리그 30개팀 가운데 콜로라도 로키스(내셔널리그 서부리그)와 함께 전체 승률 1위를 달리고 있다.

정규 시즌 개막 전까지만 해도 클리블랜드의 선전을 기대했던 메이저리그 전문가들은 많지 않았다.
실제로 OSEN은 지난 2월 애리조나를 방문해 클리블랜드의 스프링캠프를 직접 취재했고, 당시 만난 클리블랜드 담당 기자들도 "올 시즌 우리 팀은 75승 정도만 거두면 잘한 것"이라며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그러나 매니 액타 클리블랜드 감독은 OSEN과 인터뷰에서 "올 시즌 메이저리그 돌풍의 주역에 클리블랜드가 설 것"이라며 "지난해 신시내티 레즈가 하위권으로 평가 받았지만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1위를 차지했던 것처럼 우리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현재 메이저리그 전체 승률 1위를 달리고 있는 클리블랜드의 비결은 무엇일까.
▲야구는 선수가, 팀은 감독이 이끈다
야구는 선수가 한다. 그러나 팀은 감독이 이끈다. 즉 클리블랜드의 상승세 주역은 뭐니뭐니해도 악타 감독의 지휘력이다.
지난해 클리블랜드 사령탑에 부임한 그는 첫 시즌 성적이 좋지 않았다. 162경기에서 69승93패 승률 4할2푼6리로 지구 4위에 머물렀다.
그러나 액타 감독은 지난 스프링캠프에서 강한 카리스마로 클리블랜드 선수들에게 혹독한 훈련을 시켰다. 직접 펑고를 치며 내야수들을 긴장시켰다. 공을 놓치면 큰 목소리로 호통을 치기도 했다.
당시 올 시즌 목표를 묻는 질문에 "우리 기대치는 매우 높다. 우리는 항상 승리를 생각한다. 그것이 전부다. 지난해 후반기 승률이 높았다. 우리 투수층도 매우 좋았다. 더불어 그래디 사이즈모어, 카를로스 산타나도 부상에서 복귀했다. 지난해와 비교해 매우 다르다"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비쳤다.
▲8연승 주역 산타나, 4연승 주역 사이즈모어
그의 말은 사실이었다. 야구가 잘 되는 팀에는 이유가 있다. 부상에서 복귀한 산타나는 초반 8연승을 이끌었고, 사이즈모어는 최근 4연승의 주역이다.
산타나는 클리블랜드 주전 포수로 19일 현재 15경기에 출장 2할의 타율에 2홈런 8타점에 그치고 있다. 그러나 클리블랜드가 8연승을 거둘 때 그는 타격에서는 부족함이 있었지만 투수 리드는 샌디 알로마 주니어 코치의 지도아래 수준급으로 성장했다.
사이즈모어는 전날 볼티모어전에서 올 시즌 첫 선발 출장했다. 1번타자 중견수로 출장한 그는 홈런 한 개를 포함 4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을 기록하며 클리블랜드 원조 리더로서의 활약을 선보였다. 19일에도 5타수 3안타 1타점 1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사이즈모어는 스프링캠프 내내 훈련보다 몸 관리에 집중했다. 타격 훈련도 실시했지만 몸 컨디션이 조금만 안 좋으면 곧바로 트레이너에게 보고해 훈련을 중단했다. 과연 올 시즌 복귀할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도 들었지만 첫 경기에서 팀의 승리를 이끌며 클리블랜드 상승세의 또 다른 주역이 됐다.

▲안정된 마운드-선발과 중간계투 모두 호투
클리블랜드의 또 다른 상승세는 '야구는 투수 놀음'이라는 속설에서도 찾을 수 있다. 클리블랜드는 지난 12승을 거두는 동안 3선발 더스틴 매스터슨이 3승을 올리는 등 '에이스'파우스트 카르모나(1승), 카를로스 카라스코(1승), 조시 톰린(3승)까지 모두 승리를 거뒀다. 선발 투수들의 호투는 중간 계투진에게도 나비효과로 이어졌다.
클리블랜드는 지난해에도 중간계투진은 강했다. 액타 감독은 스프링캠프 때 "무엇보다 우리 투수진이 지난해 후반기에 매우 잘 했다. 특히 우리 불펜 투수진은 아메리칸리그 평균자책점 2위에 오를 정도로 대단한 능력을 보여줬다.[참고-클리블랜드 지난해 후반기 아메리칸리그 팀 평균 자책점이 4위(3.89), 불펜진 아메리칸리그 2위(2.95)]. 난 이들이 올 시즌 부진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고 선수들은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실제로 마무리 크리스 페레스가 97마일(157km) 강속구를 앞세워 지난 7경기에 등판 7세이브를 거둘 정도로 위력적인 공을 뿌렸다. 평균자책점도 '0.00'이다. 여기에 좌완 불펜인 라파엘 페리스, 토니 십도 안정된 투구를 선보임과 동시에 사이드암 비니 페스타노의 꿈틀거리는 싱커도 한 몫을 했다.
액타 감독은 스프링캠프 내내 선수들에게 훈련 태도를 강조했다. 그는 "모든 것은 태도다. 태도는 선택이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선택했다면 해야 한다. 모든 선수들의 개인 성격을 인정할 뿐 아니라 우리 팀의 젊은 선수들이 훈련에 집중하고 긍정적인 생각을 하도록 돕고 있다. 그러나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면 소리도 지르고 엄격하게 대한다"고 말했다.
클리블랜드의 상승세 속에서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추신수의 방망이다. 추신수는 수비와 주루에서는 만점활약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16경기에서 2할1푼3리의 타율에 13안타 2홈런 7타점에 그치고 있다. 평범한 선수라면 이 성적이면 충분하다. 추신수는 다르다. 클리블랜드의 추장과도 같은 역할을 하고 있기에 지난 2년 동안 보여줬던 3할 이상의 타율과 20홈런 이상의 페이스에 대한 기대감이 자연스럽게 생긴다.
그러나 추신수를 스카우트한 짐 콜번의 "이제 시즌 초반이다. 모든 결과는 162경기를 마치고 나서 확인하면 된다"는 말처럼 앞으로 다른 선수들의 컨디션이 떨어질 때 추신수가 잘 쳐주면 된다.
지금 시점에서 클리블랜드의 돌풍이 지속될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앞으로 146경기나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분명히 만년 하위팀 클리블랜드는 변했다.
클리블랜드의 변화는 추신수에게 매우 중요하다 추신수는 "올 시즌 나의 유일한 목표는 포스트시즌에 뛰는 것"이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지금과 같이 클리블랜드가 좋은 성적을 유지한다면 추신수의 꿈도 이뤄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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