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활의 발견
[이브닝신문/OSEN=김미경 기자] “나도 피해자예요”_정녕 몰랐다. 농협은 구멍가게임이 틀림없다. 3000만명의 고객을 보유한 농협에서 전산마비가 며칠째 이어졌다. 삭제코드를 누군가 실행했다며 그 누구를 두고 설왕설래다. 조직 내 보고체계에도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는 얘기다. 심지어 최원병 농협중앙회 회장은 공식 기자회견 자리에서 “자신도 피해자”라며 시민들에게 호소했다. 이날 최 농협중앙회장은 ‘농협사태 X맨’이라는 별칭이 생겼다. 이미 온라인 피해카페에는 소송전조가 나타나고 있다. 피해자들은 “산정 기준도 일방적으로 정할 듯싶은데 결국에는 소송이 정답”이라는 내용의 글을 잇따라 올리고 있다. 금융소비자연맹과 소비자권리찾기시민연대도 소비자피해 사례를 접수하고 있다. 농협사태에 최대 피해자라는 어느 직장인의 글도 보인다. 그날 회식을 했다던 직장인은 동료들이 모두 농협카드 쓰고 있어 결국 다른 카드를 쓰는 자신이 술값을 모두 해결해야 했다며 억울해 했다. 농협측은 100% 보상을 발표했다. 농협은 이 직원의 피해를 어떤 식으로 보상해줄까. 막무가내식 대응이 아니길 바랄 뿐이다.

“한복이 위험하다”_물 관리에 나섰다. 남녀미팅 얘기가 아니다. 하필이면 불특정 다수가 드나드는 호텔에서였다. 한복은 ‘위험’한 복장이라며 신라호텔 뷔페식당의 입장이 거부됐다. 그동안 한복을 입은 사람들로 인해 다른 손님들이 옷에 걸려 넘어지거나 밟히는 등 불만이 제기된 데에 따른 불가피한 조처였다는 게 호텔 측의 설명이다. 한복과 함께 홀대 당한 건 트레이닝복도 마찬가지였다. 복장이 사람 위에 있는 겪이다. 이태리 장인이 한 땀 한 땀 바느질한 명품 추리닝을 입었다면 어떤 결과가 있었을지 찜찜한 궁금증만 많아진다.
“풀빵 판 적 있다”_이번엔 깜빡할 뻔했다. ‘나도 한때’ 해본 것이 많은 이명박 대통령의 경험담을 일일이 외울 수도 없는 일. 인사동에서 풀빵을 팔고 있는 노점상 부부가 청와대에 탄원서를 보내지 않았다면 꼼짝 없이 잊고 있을 뻔했다. 이들 부부와 이 대통령의 인연은 2006년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퇴임 후 인사동에 들렀다가 즉석에서 일일 풀빵장수를 자청하면서다. 손씨 부부는 ‘나도 어머니를 도와 풀빵 장사를 한 적이 있다’고 공감해준 이 대통령을 기억하고 있다. 그 부부는 “‘인사동 풀빵’을 기억해주시기만 바랄 뿐”이라며 씁쓸하게 웃었다. 이 대통령은 기억하고 있을까.
kmk@ieve.kr /osenlife@osen.co.kr
<사진>이재관 농협 전무이사가 18일 오전 서울 충정로 농협중앙회에서 열린 농협 전산망 장애 관련 중간 브리핑에서 허리를 깊이 숙여 사과의 뜻을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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