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병상련' 안승민-코리, 호투에도 거듭된 불운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4.19 22: 38

동병상련인가.
한화 안승민(20)과 롯데 브라이언 코리(38)는 나이차가 거의 두 배가 난다. 안승민은 이제 고졸 2년차가 된 신예 투수이고, 코리는 올해 처음 한국땅을 밟은 신입 외국인 투수. 별다른 공통점을 찾기 어려운 두 투수가 동병상련 처지가 됐다. 둘 다 잘 던지고도 첫 경기 승리 이후 좀처럼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선발 맞대결한 19일 대전구장에서도 두 투수는 호투에도 불구하고 승리와는 인연이 없었다.
안승민은 최고의 역투를 펼쳤다. 6이닝 4피안타 1볼넷 7탈삼진 1실점. 유일한 실점도 수비 실책에 따른 비자책점이었다. 특히, 8개의 탈삼진은 개인 한 경기 최다기록. 직구 최고 구속은 147km까지 찍힐 정도로 빠르고 힘이 있었다. 여기에 슬라이더와 반포크볼의 제구가 기가 막히게 잘 됐다. 올해 한화 토종 투수 중에서는 처음으로 퀄리티 스타트를 작성했다. 롯데전 선발 4연승을 이어가는가 싶었다.

그러나 안승민이 내려간 7회부터 한화 마운드가 흔들렸다. 정재원이 볼넷 3개로 루상을 채우고 내려갔다. 베테랑 박정진이 김주찬을 바깥쪽 낮은 142km 직구로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막았지만 8회가 문제였다. 마무리 투수 오넬리 페레즈가 1사 2루 부담스런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지만, 홍성흔에게 중견수 앞 동점 적시타를 얻어맞았다. 안승민의 승리가 날아가는 순간이었다. 지난 13일 문학 SK전에서도 안승민은 5이닝 4실점으로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고 마운드를 내려갔으나 그때도 불펜진이 승리를 날린 바 있다.
코리도 만만치 않았다. 6이닝 3피안타 2볼넷 7탈삼진 2실점. 4회 정원석에게 맞은 홈런도 실투라기보다는 정원석이 잘 받아친 것이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5km밖에 나오지 않았지만 좌우 코너워크를 찌르는 안정된 제구력을 바탕으로 한화 타자들을 차례로 돌려세웠다. 탈삼진 7개 가운데 3개가 스탠딩 삼진으로 그만큼 상대 타자들을 꼼짝 못하게 만들었다. 이날 20이닝 만에 처음으로 볼넷을 줄 정도로 정교한 제구는 명불허전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리 역시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다. 승리투수는 커녕 패전투수가 될 뻔했다. 코리가 마운드를 지킨 6회까지 롯데 타선은 1득점을 올리는데 그쳤다. 코리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다. 지난 8일 목동 넥센전에서 6⅓이닝 6피안타 무사사구 5탈삼진 3실점(2자책)으로 퀄리티 스타트했으나 팀 타선이 단 1득점도 지원하지 못한 탓에 아예 패전투수가 됐다. 그 불운이 또 다시 재현된 것이다.
하지만 승패를 떠나 두 투수 모두 존재가치를 확실히 입증한 등판이었다. 안승민의 평균자책점은 4.91에서 3.18로 내려갔고, 코리도 3.72에서 3.55로 끌어내렸다. 올한해 확실한 선발투수로 한화와 롯데의 마운드를 지켜줄 확신을 얻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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