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아시아챔피언스리그 나고야 그램퍼스전서 0-2 패배를 당한 뒤 기자회견서 FC 서울 황보관 감독은 마지막까지 가시 돋친 질문을 받았다. 디펜딩 챔피언인 FC 서울이 올 시즌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데 언제쯤 예전의 위용을 되찾을 수 있느냐는 것.
황보관 감독은 주저없이 "다음 경기에는 팬들이 원하는 축구를 선보이겠다"고 다짐했다. 영패로 인해 부담이 컸지만 호기를 부린 대답은 아니었다. 그만큼 나고야와 경기는 아쉬움이 컸다.
이날 경기의 내용을 살펴보면 서울이 주도권을 완벽하게 잡았다. 스코어는 0-2였지만 경기 내용은 완전히 달랐다. 우려됐던 외국인 선수 데얀과 몰리나의 호흡은 안정적인 모습이었다. 완벽하다고 평가할 수 없지만 기회가 오면 슈팅을 시도했고 패스 연결도 나쁘지 않았다.

서울의 이날 가장 큰 문제는 골 결정력이었다. 다나카 마르쿠스 툴리오가 이끄는 나고야 수비진은 영리하게 경기를 풀어갔다. 하지만 주전 수비수들의 공백은 어쩔 수 없는지 서울의 파상공세를 막아내는 데 급급했다. 그만큼 서울의 움직임은 좋았고 화끈한 공격을 선보였다.
하지만 골이 터지지 않았다. 역시 승리를 위해서는 골이 필요했지만 나오지 않았다. 압도적인 슈팅 숫자였고 유효슈팅도 많았다. 총 23개의 슈팅 중 11개가 골문을 향했다.
골을 많이 넣지 못한다는 것이 올 시즌 서울의 가장 큰 문제이기는 하지만 밖에서 우려하는 것처럼 경기력이 좋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나고야를 이끄는 드라간 스토이코비치 감독도 서울의 경기력에 대해서는 인정했다.
서울 선수들은 직전 경기 퇴장으로 황보관 감독이 벤치에 앉을 수 없던 상황에서도 세밀한 축구를 추구하는 감독의 철학에 부응하기 위해 의욕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서울은 최근 K리그 전북전에서 상대의 실수를 놓치지 않고 골로 연결해 승리를 거뒀다. 울산의 극단적인 수비축구를 상대해서 선제골을 내주고도 동점골을 터트렸다. 부상 선수들이 많아 젊은 선수들의 실수가 늘고 있지만 점점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서울은 오는 24일 광주와 경기를 갖는다. 황보관 감독이 다음 경기라고 지칭한 경기다. 광주의 전력이 약하기는 하지만 그런 이유로 황보관 감독이 지정했을 리는 없다. 과연 서울이 광주전서는 골 결정력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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