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강호-김수로 잇는 新 희극지왕은?
OSEN 조경이 기자
발행 2011.04.20 08: 14

비주얼뿐만 아니라 농익은 연기력으로 스크린에서 관객들을 웃기는 배우들은 누가 있을까. ‘희극지왕’의 원조로 타의추종을 불허는 연기력으로 늘 관객들에게 진한 웃음과 감동을 선사하는 송강호, 그리고 코믹 연기의 달인 김수로가 있다. 그들의 아성을 뒤흔들 충무로 신예로 송새벽과 류승범이 꼽히고 있다.
지난해 충무로의 핫 아이콘으로 떠오른 배우는 송새벽이다. 일단 그가 떴다하면 관객들은 입이 ‘헤’ 벌어지며 웃을 준비부터 하는 상황이다. 영화 ‘방자전’에서 변태적 성향의 변사또 역할을 맡아 관객들을 기암하게 하더니 영화 ‘부당거래’에서는 황정민 여동생의 날나리 남편으로, '해결사'에서는 오달수와 늘 한발 늦는 형사로, ‘시라노: 연애조작단’에서는 연애 쑥맥인 듯 연애를 하고 싶어하는 의뢰남으로 출연해 관객들의 폭소를 터트렸다.
그리고 올해 영화 ‘위험한 상견례’로 첫 남자주인공으로 나서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 감칠맛 나는 조연으로 적재적소에 관객들의 웃음을 터트려줬던 송새벽이 2시간 내내 극의 중심을 잡아야하는 주연으로 나서 제대로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지 반신반의했던 것이 사실. 하지만 송새벽은 이런 우려를 말끔히 씻으며 로맨틱코미디 장르에 걸맞는 웃음과 진정성을 살려내며 영화의 흥행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송새벽의 장기라면 무뚝뚝한 표정에서, 자신은 전혀 미동도 없는 상태에서 툭툭 던져 놓는 말의 호흡이다. 저런 표정에서 전혀 나올법할 것 같지 않는 멘트와 더듬거리는 사투리톤이 어우러져 폭소를 자아낸다.
그에 앞서 충무로 희극지왕의 자리는 류승범이 지키고 있었다. 류승범은 영화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로 데뷔해 올해 꼭 연기 경력 11년째가 되는 충무로 대표 배우이다. 류승범은 영화 ‘품행제로’ ‘아라한 장풍 대작전’ ‘주먹이 운다’ ‘야수와 미녀’ ‘사생결단’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에 출연하며 여러 변신을 시도했고 도전을 계속했다. 
류승범이 희극지왕의 자리에서 빠지지 않고 이름을 올릴 수 있는 것은 그 누구보다 카메라 앞에서 자연스럽고 편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류승범은 영화 ‘수상한 고객들’의 인터뷰에서 “슛이 들어가기 전까지는 정말 치밀하게 준비를 합니다. 물론 감각과 본능에 의존해야하는 장면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신은 많은 분석을 필요로 하기도 해요. 하지만 배우는 보여지는 직업이고 관객들에게 스크린의 그 배역으로만 보여야하기 때문에 철저히 그 뒤에 준비했던 모습은 보이면 안 된다고 봐요. 최대한 그 배역으로 비춰져야 해서 나 류승범이 얼마나 준비하고 그랬는지는 전혀 보이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밝혔다.
물고기가 유영하듯이 스크린에서 너무 자연스러운 연기를 펼치는 류승범. 그의 연기가 가장 빛났던 작품으로 지난해 영화 ‘부당거래’를 꼽는 이들도 많다. 이 작품에서 류승범은 돈 권력 탐욕에 절대 우위에 있고 싶은, 그리고 절대 지고 싶어 하지 않는 “겁이 많아 검사가 됐다”는 주양 검사 역할을 맡아 한 몸이 된 듯 연기를 펼쳤다. 권력의 우위에 있을 때, 밑에 있을 때 미꾸라지처럼 유연하게 대처하며 깐죽거리는 연기를 자유자재로 펼쳐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올 봄에는 영화 ‘수상한 고객들’로 웃음은 물론 진한 감동도 선사하고 있다. 연봉 10억의 부푼 꿈을 안고 있는 업계 최고의 보험왕으로 ‘돈’ 이외에는 전혀 관심을 두지 않는 배병우 역을 맡았다. 류승범은 배병우를 맡아 겉으로는 돈 밖에 모르는 듯 하지만 알고 보면 최고의 오지랖쟁이로, 그냥 지나치고 싶지만 마음이 자꾸 쓰이며 도움을 주는 가슴 따뜻한 인물로 버무려냈다. 버럭버럭 소리를 지르지만 어쩔 수 없이 다 챙겨주고 싶은 내면은 ‘따도남’인 인물로 입체적으로 그려내 관객들에게 저절로 미소를 짓게 한다.
crystal@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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