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에이스 김광현(23)의 사흘 휴식 후 등판은 과연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
19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LG전을 6-3 역전승으로 이끈 김성근 SK 감독은 20일 선발투수가 김광현이라고 발표했다. 이로써 지난 16일 넥센전에 등판했던 김광현은 사흘 휴식 후 나흘만인 20일 다시 마운드에 서게 됐다.
다소 파격적이긴 했지만 예상하지 못한 것은 아니었다. 김광현은 16일 넥센전에서 86개의 투구수를 기록했다. 조금 무리를 한다면 하루 정도는 앞당겨 출격이 가능했다.

게다가 김광현이 20일 등판한다는 것은 곧 26일 광주 KIA전과 5월 1일 문학 두산전 등판도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결국 '사흘 휴식 김광현'은 당장의 LG전을 포함해 1석3조 효과를 노린 것이다.
▲김광현 구위 OK
일단 김광현의 등판이 나흘만에 가능했던 것은 내부적으로 김광현의 구위에 이상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김성근 감독이 17일 넥센전에 앞서 "김광현을 불펜으로 돌릴 수 있다"고 밝히긴 했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김광현의 컨디션을 끌어올리기 위한 고민을 나타낸 것이었다.
또 당시 김광현에 대해 "지금 볼은 에이스 투수가 던지는 것이 아니라 B급 선수의 볼"이라고 말한 뉘앙스도 사실 정신적인 면을 질타한 것이지 구위 자체들 두고 한 말은 아니었다.
▲힘을 빼야 한다
김 감독이 김광현을 기용하는 전제는 분명하게 있다. 김광현은 기본적으로 선발 투수이며 불펜으로 나서는 경우는 거의 없다. 만약 불펜으로 기용된다 하더라도 철저하게 컨디션 조절용이다. 사실상 불펜 기용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한국시리즈처럼 내일이 없는 빅매치에서는 이런 기용이 가능할 수 있다.
김 감독이 2경기 연속 김광현을 5회 전에 강판시킨 이유는 "몸에 힘이 들어갔다"였다. 이는 곧 힘을 빼고 던지게 하는 방법을 연구했다는 뜻이었다. 나흘만의 등판은 곧 5일만의 등판 때보다는 힘이 덜 들어갈 수 밖에 없다. 결국 힘을 빼고 던지게 하기 위한 방법으로 하루를 앞당긴 것이었다. 불펜 기용도 가능했지만 선발 등판으로 전체 리듬을 살려놓겠다는 복안이다.

▲LG? KIA와 두산도 있다
김광현이 20일 등판한다는 것은 LG전을 모두 잡겠다는 계산이다. 올 시즌 LG가 시즌 초반 상당한 강세를 보이며 질주를 하고 있는 만큼 확실한 우위를 점해두겠다는 계산이다. 여차하면 송은범이나 큰 이승호를 올릴 수도 있다.
더불어 20일 선발 김광현은 26일 광주 KIA전과 5월 1일 문학 두산전에 등판한다는 뜻과 일맥상통한다. 에이스를 일주일에 두 번 쓸 수 있다는 것은 감독 입장에서는 상당한 메리트가 아닐 수 없다. 더구나 4월 15승이라는 목표를 두고 있는 김 감독이지만 사실 많은 승수를 챙길수록 좋다.
더구나 KIA는 김광현이 상당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 팀으로 잘 알려져 있다. 작년에도 6경기에 나가 완봉승을 포함해 3승 1패 1.45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두산 역시 작년에 3경기에서 1승 무패 2.50의 평균자책점을 올렸다. 2009년부터 무패행진이다.
특히 에이스를 통해 4강권이 가능하다고 보이는 KIA와 두산을 일찍 경험하는 것도 계산에 넣었을 것이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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