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야구' 속 김현수의 '절묘한' 배트 컨트롤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1.04.20 09: 23

과감한 주루를 보여주겠다는 시즌 전 목표를 현실화한 경기. 그러나 그 발단이 된 것은 배트 헤드를 이용한 컨트롤 타격이었다. 김현수(23. 두산 베어스)가 안타와 발로 팀의 결승점을 만드는 모습은 그의 야구가 결코 한정적이지 않음을 보여줬다.
 
김현수는 지난 19일 잠실 넥센전서 6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서 배트 헤드를 이용한 우중간 안타를 때려낸 뒤 상대 선발 김성현이 폭투를 틈 타 2루를 훔친 뒤 뒤이은 또 한 번의 폭투에 2루에서 홈까지 밟는 과감성을 보여줬다. 이는 2-0 승리의 결승득점이 되었다. 경기 성적은 4타수 1안타 1득점.

 
특히 과정이 좋았다는 점은 김현수가 앞으로 상승세를 탈 여지가 충분함을 보여줬다. 지난 15~17일 대구 삼성전서 11타수 1안타 6삼진에 그치며 부진의 늪에 빠졌던 김현수는 안타 이전 두 타석에서도 2루 땅볼을 때려냈다. 히팅 포인트가 제대로 맞지 않았음을 보여준 것.
 
그러나 6회에는 상대의 공을 살짝 띄워 2루수를 넘긴 뒤 외야 빈 곳에 떨어지는 바가지성 안타를 때려냈다. 야구계 속설 중 하나인 '타격감이 떨어진 선수는 바가지 안타로 슬럼프를 탈출한다'라는 말을 생각하게 한 타격이다.
 
경기 후 김현수는 "아직 정상적인 타격 페이스는 아니다. 그러나 서두르지 않고 지금 하는 대로 하다보면 언젠가 제대로 된 컨디션을 찾지 않을까 싶다"라며 조심스럽게 이야기했다. 20일 상대 선발이 브랜든 나이트임을 감안하면 어렵게 살린 배트 컨트롤의 감각을 잃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나이트는 직구-포크볼 제구가 완벽할 때는 공략이 굉장히 어려운 스타일이다. 지난 15일 삼성 선발이었던 카도쿠라 겐과 비슷한 투구 스타일. 15일 김현수는 몸쪽 직구와 포크볼로 유리한 카운트를 이끈 카도쿠라로 인해 타격 밸런스가 무너진 바 있다. 속설에 맞는 타격을 보여줬으나 나이트의 공이 긁힐 경우에는 그의 감각이 어떻게 흘러갈 지 장담할 수 없다.
 
알토란 같은 베이스러닝 뒤에는 인상적인 안타를 통한 출루가 있었다. 두산 타선의 한 축인 김현수가 특유의 배트 컨트롤로 상승세를 탈 수 있을 것인가. 20일 두산-넥센전을 지켜보는 커다란 재미 중 하나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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