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이 부활했다. 그것도 화려하게 일어났다.
한화 '괴물 에이스' 류현진(24)이 최고의 피칭으로, 시즌 첫 승과 더불어 명예회복에 성공했다. 류현진은 20일 대전구장에서 벌어진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롯데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 8이닝 6피안타 2볼넷 6탈삼진 1실점으로 역투하며 팀의 4-2 승리를 이끌었다. 총 투구수는 122개였고 그 중 77개가 스트라이크였다. 개막 3연패 부진을 씻어내는 최고의 피칭으로 개막 3연패 후 첫 승을 챙겼다. 류현진의 평균자책점도 8.27에서 6.29로 내려갔다.
출발은 살짝 불안했다. 선두타자 전준우를 볼넷으로 내보냈고, 투아웃을 잡은 뒤 이대호에게도 볼넷을 줬다. 안타 하나없이 볼넷 2개로 2사 1·2루 득점권 위기. 류현진은 홍성흔을 상대로 볼카운트 2-1에서 몸쪽 낮게 꽉 차는 146km 강속구를 뿌렸다. 하지만 홍성흔의 방망이에 걸려 빗맞은 타구가 우익수 앞에서 뚝 떨어지면서 첫 실점으로 연결됐다. 제대로 된 안타없이 허용한 실점이었다.

심리적으로 흔들릴 수 있었지만 류현진은 재빨리 평정심을 찾았다. 강민호를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1회 추가실점을 막은 류현진은 2회 장성우에게 안타 1개를 맞았으나 황성용을 병살타로 요리했다. 3회 전준우와 황재균에게 연속 안타를 맞아 무사 1·2루라는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조성환과 이대호를 연속해 2루 뜬공으로 처리한 뒤 홍성흔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으며 위기를 넘어갔다.
지난 3경기에서 류현진의 1~3회는 위력적이었다. 1~3회 피안타율이 7푼1리(28타수 2안타)에 불과했다. 경기 초반부터 전력투구한 결과였다. 그러나 4·6회에는 4할5푼2리(42타수19안타)로 치솟았다. 경기 초반 전력투구 탓에 중반부터 힘이 떨어진 기색이 역력했다. 그 결과 피홈런 4개도 모두 4회 이후에 맞은 것이었다. 하지만 이날 류현진은 오히려 1·3회에 안타 4개를 맞으며 고전을 했다.
지난 3경기와 반대로 4회부터 류현진은 무적이었다. 4~6회까지 볼넷 1개를 내줬을 뿐 노히트 행진을 벌였다. 3회까지 145km 이상 공이 7개밖에 없었지만 4회 이후에는 오히려 145km 이상 강속구가 무려 20개나 나왔다. 6회에는 직구 최고 구속은 150km까지 찍었다. 지난해처럼 이닝을 거듭할수록 언터처블로 변하는 류현진 특유의 모습이 나오기 시작했다. 롯데 타자들은 함부로 방망이를 못 내밀었다.
3회까지 투구수가 52개였던 류현진은 4~6회까지 단 34개밖에 던지지 않았다. 구위도 살아나자 특유의 서클체인지업은 홈플레이트에서 춤추듯 움직였다. 올 시즌 처음 7회 마운드에 모습을 드러낸 류현진은 전준우에게 적시 2루타를 맞으며 1점을 줬지만 승리에는 크게 문제될게 없었다. 고비였던 4회 이후 안타는 7회 허용한 2개가 전부였다. 8회 2사 후 홍성흔을 실책으로 출루시켰으나 강민호를 삼진 처리했다. 8회였지만 전광판에는 145-146-147km라는 숫자가 차례로 찍혔다. 승리를 향한 류현진의 의지와 집념의 표시였다.
waw@osen.co.kr
<사진> 대전=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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