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마무리' 임태훈, "깊이 생각하지 않겠다"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1.04.21 07: 05

"이제 제가 나갔을 때는 거의 다 형들이 계투로 등판한 뒤니까요. 부담이 되는 건 사실이지요".
 
경험은 그를 더욱 성장시켰고 그는 아직도 자라고 있다. 사실상 첫 마무리 보직으로 세이브 부문 단독선두(6세이브, 20일 현재)를 달리고 있는 임태훈(23. 두산 베어스)은 누가 뭐라하지 않았음에도 스스로 쑥쑥 크고 있다.

 
2007년 서울고를 졸업하고 두산에 1차 우선 지명으로 입단한 임태훈은 데뷔와 함께 팀에 없어서는 안 될 투수로 우뚝 섰다. 지난해 9승 11패 평균자책점 5.30으로 커리어로우를 기록했으나 그 때도 허리 통증을 이기고 선발-계투를 오가며 분투한 임태훈이다.
 
올 시즌 그는 팀의 뒷문지기로 본격적인 승리 지키기에 나선다. 팀이 15경기를 치른 가운데 8차례 마운드에 오른 임태훈은 벌써 6세이브를 올리며 4세이브를 기록 중인 공동 2위 그룹 정대현(SK), 오승환(삼성)과 차이를 두고 있다. 피안타율 1할6푼1리에 이닝 당 주자 출루 허용률(WHIP) 또한 0.70으로 뛰어나다.
 
또다시 중책을 맡은 임태훈을 위해 지난해까지 두산 전력분석원으로 일했던 백훈 안경현 야구아카데미 총괄코치는 임태훈의 투구 영상을 비디오 분석화 해 보내주기도 한다. 임태훈은 그에 대해 "경기에 올라올 때마다 내 투구 내용이 메일로 전달된다. 고마운 형"이라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지금 페이스가 100%는 아니에요. 전지훈련 때 페이스가 좋았는데 시범경기 때 좀 떨어져서 7~80% 정도랄까. 원래 데뷔 이후 4월에는 그렇게 좋은 모습이 아니었거든요.(통산 4월 평균자책점 4.98) 6세이브를 거둔 노하우가 있었다기보다는 운이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팀이 시즌을 치르면서 3점 차 이내 승리를 거두는 횟수가 매번 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세이브를 따내는 것 자체가 운이 따르게 마련이니 횟수에 큰 욕심을 갖지 않으려고 해요".
 
박빙 상황에서 마무리 투수는 승리를 지켜야 한다는 부담을 안고 마운드로 올라가야 한다. 임태훈 또한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결국 자신의 마음가짐에 달려있다는 생각을 숨기지 않았다.
 
"이제는 제가 마운드에 오를 때 앞선의 형들이 모두 등판했거나 1명 정도만 남아있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중간계투 시절에는 잘 몰랐는데 마무리 투수는 자기 컨디션이 좋거나 나쁘거나 어쨌든 승리를 지키러 나가는 게 임무라서요. 깊이 생각하기보다 '막판 1이닝 정도만 막으면 된다'라고 생각하고 던지려고 합니다". 생각이 많아지면 두려움도 커지는 경우가 많은 만큼 임태훈은 사전에 이를 막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임태훈의 모자 안쪽에는 'attention to overbearing me'라는 글귀가 적혀있다. 결국 그가 이겨내야 하는 것은 자신의 마음 속에 존재하는 부담감이다. 강한 정신력과 책임감, 그리고 묵직한 구위를 바탕으로 경기를 매조질 임태훈의 어깨와 심장에 팬들의 시선이 몰리는 이유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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