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개 영화제작사에서 대형 멀티플렉스 4개사가 무료초대권을 무단으로 발급해 막대한 손해를 입혔다고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상영관 측에서는 “대형멀티플렉스로 한국영화 시장의 파이를 키우기 위해서 같이 상생하며 윈윈하는 관계에서 이런 소송이제기는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영화사 '봄'을 비롯해 23개 영화제작사는 “CGV 등은 제작자 및 투자자들과 상의 없이 개점초대권, 마일리지초대권, 영화상품권 등의 명목으로 부금이 정산되지 않는 무료초대권을 남발해 손해를 입혔다"며 "그로 인한 피해금 32억4천만원을 보상하라"고 소송을 제기했다.
무료초대권 부분에 있어서 2008년 공정거래위원회에서 CJ CGV 등 대기업이 부당행위를 했다며 ‘시정명령’을 내린 바 있다. 이에 영화제작자들은 여전히 시장구조가 개선되지 않고 있다 주장이다.

서울극장협회 최백순 상무는 OSEN과의 전화통화에서 “공정위가 시정명령을 내린 이후에 배급사와 극장이 ‘초대권에 대한 비율’을 삽입하라고 해서 계약서에 삽입했다. 근데 그렇게 했더니 지금은 같은 수직계열끼리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 시정하라고 해서 2008년 이후에 초대권 비율을 계약서 명시했는데 2008년 이전 것을 걸고 넘어져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CJ CGV 한 관계자도 “2008년 공정위에서 내린 시정 조치의 내용은 ‘무료초대권 자체가 부당하다는 것이 아니라 배급사와 극장이 사전에 협의가 안 된 부분에 대해 계약서에 명시하라는 것’이었다. 만약 극장이 무료초대권으로 인해 부당 이익을 가져 왔고 위법성이 있다고 공정위에서 본다면 과징금이 나온다. 얼마의 과징금을 내라고 하는데 시정조치는 부당 이익에 대해 혐의 없다는 것으로 인정된 것이다. 시정조치 이후에 2008년부터 무료초대권 부분에 대해 갑과 을의 관계로 배급사와 극장이 계약서에 무료 초대권 부분에 대해 기록을 남기고 있다”고 말했다.
제작사가 부금이 정산되지 않는 무료초대권을 남발해 손해를 입혔다는 주장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상영관 측 관계자는 “무료관람권은 정산이 될 수가 없다. 무료관람권, 초대권은 극장만 잘 살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극장은 무료 손님 끌어 들여서 자선 사업을 하는 것이 아니다. 한국영화의 전체적인 파이를 키우는데 무료초대권이 어느 부분 큰 역할을 한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그 마케팅의 수익은 제작사에서도 가져간다. 영화의 마케팅 부분에서 봐도 제작사들에게도 윈윈이 되는 부분이다”고 밝혔다.
이번 소송은 한국 영화 시장을 장악한 대형 멀티플렉스와 배급사의 독점적 권한 때문에 점점 입지가 좁아지는 제작자들이 입지를 강화하는 한편 표준계약서 발표를 앞둔 영진위를 압박하려는 포석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영진위가 마련 중인 새 계약서에는 제작사와 극장 쪽 의견을 조율해 배급사와 상영관의 수익분배율(부율)을 한국영화와 외화에 관계없이 모두 5.5 대 4.5로 정하는 내용이 담겨 있으나 극장 측의 거센 반발에 발표를 미루는 상황이다.
최 상무는 “단순히 무료초대권의 문제가 아닌 것 같다. 초대권은 큰 극장뿐만 아니라 단관 극장, 개인 극장도 발행하는데 그 대상을 멀티플렉스 4개로 했다는 것은 멀티플렉스의 지위권이 높아지고 자신들의 입지가 작아지니까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하기 위한 것으로 밖에 안 보인다. 영진위 표준계약서를 발표를 앞두고 제작자들이 유리한 포석을 다지기 위함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GV 한 관계자는 “무료초대권과 관련된 소송은 제작자에서 극장을 향해 걸 일이 아니다”며 “상영 계약은 배급사와 극장이 계약 절차가 이뤄진다. 배급사과 극장이 갑과 을이다. 배급사는 제작자들의 콘텐츠를 극장에 공급하는 일을 한다. 그래서 우리는 배급사와 극장 계약을 하는 것이다. 배급사는 제작사와 계약을 한다. 무료초대권 부분의 문제가 있다면 제작자가 배급사를 상대로 법적 소송을 해야 할 부분이다. 그런데 그들도 알겠지만 이런 식의 말이 안 되는 소송을 진행하는 것은 자는 영진위 위원장도 바뀌고 표준 계약서 발표를 앞두고 제작사측에 유리한 입지를 받기 위한 포석이 아닌가 싶다”고 전했다.
한국영화제작가협회는 대형 멀티플렉스 4개사는 스크린수와 좌석수의 70%를, 관객수와 매출액의 경우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며 극장과 배급을 동시에 장악한 대기업의 독점적 권한으로 인해 제작자들은 커다란 피해를 당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서울극장협회 최백순 상무는 “대형 멀티플렉스 때문에 가장 덕 보는 것은 제작자들이다. 극장이 수백억 들여서 멀티플렉스를 지었고 2000개가 넘는 스크린이 생겼다. 그 이후부터 제작자들은 단박에 400개, 500개 스크린에 영화를 걸고 단 시간 내에 200만명 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이익을 봤다. 멀티플렉스 장치가 없었다면 그런 한국영화 시장의 파이가 커지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런데 모든 잘못이 극장에만 있다고 말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같이 협의할 부분을 협의하며 한국영화시장을 위해 상생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crystal@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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