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를 회복하기가 쉽지 않겠어".
롯데 타선을 바라보는 시선이 의문으로 가득하다. 롯데는 지난 20일 대전 한화전에서 6안타로 2득점을 올리는데 그쳤다. 15경기중에서 2득점 이하 경기가 절반에 가까운 7차례나 된다. 3득점 이하로 범위를 넓히면 8경기. 롯데의 팀 타율은 7위(0.227)까지 떨어졌고, 팀 득점도 평균 3.5점으로 전체 6위에 머물고 있다. 게다가 지난해 무려 185개나 터졌던 홈런은 15경기에서 겨우 5개로 최하위에 머물러 있는 형편이다.
지난해 롯데 타선은 자타가 공인하는 최강이었다. 팀 타율(0.288)·홈런(185개) 모두 1위에 올랐고, 팀 득점은 경기당 평균 5.8점으로 독보적인 1위였다. 평균 5.8득점은 역대를 통틀어도 3번째로 많은 기록이었다. 최초의 타격 7관왕을 달성한 이대호를 필두로 홍성흔-조성환-강민호-전준우-손아섭 등이 공포의 라인업을 형성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올해는 극심한 타격부진으로 우려를 사고 있는 분위기다.

사실 의문스런 상황이다. 지난해와 올해 롯데 타선을 구성하는 멤버들은 크게 달라진 게 없다. 외국인 타자 카림 가르시아가 빠진 게 차이라면 차이지만 지난해 가르시아는 팀에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손아섭이 부상으로 이제야 1군에 합류한 것을 빼면 공포의 타선을 구축한 멤버들은 크게 달라진 부분이 없다. 이 때문에 시즌 초반이지만 거듭되고 있는 롯데 타선의 부진에 대해 야구인들은 "도대체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며 의혹을 나타내고 있다.

이대호(0.321)를 제외하면 현재 롯데 타선에서 규정타석 3할 타율을 기록하고 있는 타자가 없다. 강민호(0.286)·홍성흔(0.276)·전준우(0.264)·조성환(0.169) 등 핵심타자들이 지난해보다 못하다. 상하위 타순을 가리지 않고 빡빡하게 들어찼던 라인업의 위압감이 사라졌다. 타율뿐만 아니라 장타도 시원스럽게 나오지 않고 있다. 지난 10일 목동 넥센전에서 터진 강민호의 홈런을 끝으로 롯데 타선은 8경기째 홈런 소식이 없다. 양승호 감독은 "몇 경기째 홈런이 나오지 않고 있는지…"라며 답답해 했다.
모 야구해설가는 "롯데 타자들이 작년이랑 스윙 폭이 완전히 바뀌었다. 스윙이 시원하게 나오지 않고 있다. 당분간 페이스 회복이 쉽지 않아 보인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실제로 롯데는 지난해까지 강력하게 거침없이 휘둘렀다. 제리 로이스터 전 감독은 '노피어'를 주창하며 타자들에게 맡기는 호쾌한 공격야구로 나머지 7개 구단 투수들을 공포에 떨게 만들었다. 그러나 올해는 투수들을 압도하는 강력한 스윙이 나오지 않고 있다. 지난해보다 벤치에서 거는 작전이 많아졌고 그러다 보니 스윙 자체가 소극적으로 변했다는 목소리도 있다.
선수들이 스스로 부담감에 짓눌린 것도 걱정거리다. 양승호 감독은 "조성환이 그냥 바라보고 3구 삼진을 당한 게 3년 만에 처음이라고 하더라. 잘해야 한다는 생각에 타석에서 부담감이 많다"며 "기본 에버리지가 있는 선수들인데 지금은 전체적으로 너무 안 되고 있다. (이)대호도 타율은 좋지만 결국 홈런을 쳐야 하는데…"라고 안타까워 했다. 그러면서 양 감독은 "선수들이 너무 잘 하려고 하는 마음에 더 꼬이고 있다. 타이밍이 전혀 맞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답은 믿고 기다리는 것밖에 없다. 양 감독은 "타격에는 사이클이라는 게 있다. 이제는 살아날 때가 됐다"며 "아직 시즌 초반이다. 선수들이 너무 기가 죽지 않았으면 좋겠다. 자신있게 하면 된다"고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과연 롯데 타선이 긴 침묵을 깨고 부활의 신호탄을 터뜨릴 수 있을까. 올해 롯데의 성패가 달려있는 대목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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