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69) SK 감독이 에이스 김광현(23)에게 내릴 처방은 과연 무엇일까?
김 감독은 20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LG와의 홈경기에 앞서 스스로 등판일을 결정한 선발 김광현에 대해 "이번에도 해보고 안되면 통제에 나설 것이다. 자유를 주면 안되겠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결과는 개선되지 않은 김광현의 부진이었다. 3경기 연속 5회도 채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야수들의 실책이 동반되긴 했다. 하지만 김광현이 그동안 보여줬던 에이스 피칭과는 분명 거리가 있었다.

이제 관건은 '야신'으로 불리는 김 감독이 김광현에게 어떤 처방전을 쓰느냐 하는 것이다. 당장은 원인이 무엇인지 파악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 다음 하나씩 고쳐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불펜 전환을 고려할 수 있다. 김 감독은 지난 17일 넥센전에 앞서 "김광현을 불펜으로 돌릴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형적인 선발형 투수 김광현의 불펜 전환은 가능성이 지극히 낮다. 불펜으로 나온다 해도 임시방편일 가능성이 높다. 그만큼 김광현의 컨디션을 어떻게 회복시킬지 고민했다는 뜻이었다. 또 지금의 상태에서 불펜으로 전환한다 해도 잘 던진다는 보장이 없다.
2군행도 생각해 볼 수 있다. 김광현은 매년 2군에 내려갔다 왔다. 뭔가 정도에서 벗어나거나 스스로 깨우칠 필요가 있을 때 그런 지시를 내렸다. 실제로 김 감독은 최근 김광현에 대해 "2군으로 내려보내서 다시 만들어 올릴 생각도 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만큼 올 시즌 김광현은 심리적으로 불안한 모습을 자주 보였다. 특히 마운드에서는 표정 변화가 여과되지 않고 그대로 드러나 보였다.
그렇지만 선발진이 한 명이라도 부족한 현실에서 김광현을 1군 엔트리에서 제외해 열흘 동안 떠나보내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것은 영리한 김광현에게 속성 처방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 자유를 빼앗고 통제한다는 것은 억압이 아니라 김광현의 일을 손수 챙기겠다는 뜻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투구폼부터 투구 버릇까지 세세하게 신경쓸 가능성이 높다.

이 시점에서 흥미로운 것은 SK가 오는 26일부터 광주 KIA전, 29일부터는 문학 두산전을 앞두고 있다는 것이다.
김광현이 KIA를 상대로 상당한 강점을 보이고 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KIA전에서만 통산 11승(3패)에 평균자책점이 1.91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신인시절이던 2007년 기록을 제외하면 통산 10승(1패)에 평균자책점이 1.33으로 떨어져 더 좋다. 작년에도 6경기에서 완봉승 포함 3승 1패 1.45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김광현은 2007년 8월 2일 문학구장에서 KIA에 패한 후 작년 8월 1일 패전까지 3년 동안 무패행진을 달렸다. 그나마 졌을 때도 6⅔이닝 5실점(3자책)으로 퀄리티스타트는 기록했을 정도였다.
게다가 김광현은 작년 이미 KIA전을 통해 복귀전을 치른 경험도 있다. 팔꿈치 통증으로 스프링캠프 동안 재활에 매달렸던 김광현은 작년 4월 8일 KIA전을 통해 건재함을 알렸다.
당시 선발이 아닌 불펜 투수로 출장했다. 작년 김광현은 다승왕(17승)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김광현은 두산을 상대로 통산 7승에 3.29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신인시절인 2007년을 제외하면 7승 1패 3.06의 평균자책점을 올렸다. 그리 녹록한 상대는 아니다. 그러나 지난 2008년 5월 13일 패전 이후 무패행진이다.
다시말해 김광현을 KIA전 혹은 두산전에 올려 자신감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계산을 할 수 있다. 20일 경기에서 호투를 펼쳤을 경우에는 26일 KIA전과 5월 1일 두산전 등판이 가능했다. 하지만 현재 상태로서는 불투명하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김 감독이 아직 어린 김광현의 심리상태에 대단히 신경을 쓰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10일 삼성전에서 김광현을 일찍 강판시키지 않은 이유도 "어린 마음이 다칠까봐"였다. 과연 김광현의 처방전으로 KIA와 두산을 선택할지 궁금하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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