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의 7회말' 빛나는 한대화의 용병술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4.21 22: 07

용병술의 승리였다.
8위 한화가 단숨에 6위로 도약했다. 한대화 감독이 이끄는 한화는 21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롯데와의 홈경기에서 4-1로 역전승했다. 시즌 첫 연승에 성공하며 롯데와 넥센을 동시에 끌어내렸다. 6회까지 0-1로 끌려다니던 한화에게 의미가 남다른 역전승이다.
한화는 이날 롯데 선발 장원준에게 막혀 주도권을 잡지 못했다. 몇 차례 득점 기회가 있었으나 장원준의 칼 같은 제구에 무산되기를 반복했다. 하지만 장원준이 내려간 7회 한 번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한화는 7회에만 4연속타 포함 안타 5개를 몰아치며 4득점했다. 7회 올린 4점으로 승부를 뒤집고 끝냈다.

선두타자 신경현이 롯데 구원투수 김사율과 풀카운트에서 9구까지 승부한 끝에 볼넷으로 걸어나간 게 시작이었다. 여기서부터 한대화 감독의 용병술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무사 1루에서 고동진이 번트 자세를 취했다. 고동진은 초구를 그냥 보냈다. 이어 2구째가 들어오자 강공으로 전환했다. 번트에 대비해 전진해 있던 롯데 수비의 허를 찌른 작전. 고동진의 타구는 중견수 앞으로 굴러갔고 스타트를 끊은 신경현은 3루까지 내달렸다. 단숨에 무사 1·3루 찬스가 됐다.
이어 오선진이 등장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안타가 없었던 오선진은 2구째 스퀴즈 번트를 시도했다. 타구가 파울 라인을 벗어났지만 롯데 배터리와 수비진을 뒤흔들기에 충분했다. 오선진은 6구 승부 끝에 좌익수 앞 안타를 터뜨리며 동점을 만들었다. 강동우의 적시타로 한화는 2-1 역전에 성공했다.
무사 1·3루에서 롯데 양승호 감독은 김사율을 내리면서 사이드암 임경완을 투입했다. 그러자 한대화 감독은 우타자 이여상을 빼고 좌타자 김경언을 대타 기용했다. 강동우의 도루로 2·3루가 된 상황에서 김경언은 임경완의 6구를 공략해 중견수 앞으로 굴러가는 적시타를 날렸다. 대타 작전까지 완벽하게 맞아떨어진 순간이었다.
 
물론 선수들의 수행력을 빼놓고 설명하기 어렵다. 고동진은 "번트와 페이크번트를 놓고 내게 선택이 주어졌다. 롯데 수비진이 앞으로 들어와 있길래 페이크번트로 공략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오선진도 "내가 아웃되더라도 3루 주자가 들어오고 1루 주자가 2루로 가면 이길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한 감독이 강조한 작전 야구에 선수들이 능동적으로 이행한 대목이다.
한화는 마운드 운용도 이상적이었다. 선발 양훈이 5이닝을 1실점으로 잘 막은 후 정재원-박정진-오넬리 페레즈가 차례로 나와 4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상대의 맥을 딱딱 끊어준 투수교체였다. 투타에서 완벽한 경기운용. 용병술이란 무엇인가를 한대화 감독이 제대로 보여줬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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