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완 에이스 구도가 개편되고 있다. 그 중심에 롯데 장원준(26)이 뜨고 있다.
지난 몇 년간 프로야구를 주도한 좌완 에이스로는 류현진(한화) 김광현(SK) 봉중근(LG) 양현종(KIA) 장원삼(삼성)이 있었다. 그런데 이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시즌 초반 나란히 부진했다. 뒤늦게 첫 승을 신고한 류현진을 제외하면 나머지 투수들은 아직 1승도 올리지 못하고 있다. 그 사이 지난해 후반기부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삼성 에이스 차우찬이 떠올랐다. 올해도 4경기에서 2승 평균자책점 1.88로 위력을 떨치고 있다.
여기에 주머니 속 송곳처럼 솟아난 또 한 명의 좌완 에이스가 있다. 바로 롯데 장원준이다. 지난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거둔 검증된 좌완 장원준은 올해도 4경기에서 2승1패 평균자책점 2.42를 기록 중이다.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중 평균자책점 6위. 좌완 투수로만 한정하면 차우찬 바로 다음이 장원준이다. 올해 선발로 나온 4경기에서 기복없이 꾸준하게 안정감을 보여주고 있다는 사실이 고무적이다. 지금 현재 롯데 에이스도 장원준이다.

지난 5일 대구 삼성전에서 5이닝 6피안타 1볼넷 4탈삼진 2실점으로 첫승을 거둔 장원준은 10일 목동 넥센전에서 6이닝 4피안타 2볼넷 6탈삼진 1실점 호투하며 첫 퀄리티 스타트와 함께 2승째를 챙겼다. 15일 잠실 LG전에서 5⅓이닝 8피안타 1볼넷 4탈삼진 4실점(3자책) 패전투수가 되며 브레이크가 걸렸지만 팀 수비가 도와주지 않은 게 있었다. 예년처럼 스스로 무너지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지난 21일 대전 한화전에서 장원준의 위력이 다시 한 번 증명됐다. 이날 장원준은 직구 최고 구속이 144km로 매우 빠르지는 않았지만 좌우 코너워크를 활용한 안정된 제구와 각도 큰 슬라이더로 재미를 봤다. 6이닝 4피안타 2볼넷 6탈삼진 무실점으로 흠잡을 데 없는 피칭을 선보였다. 이날 장원준의 공을 상대한 한화 모 선수는 "공이 정말 좋았다. 절망스러울 정도로 제구가 잘 됐다"고 말할 정도로 뛰어난 피칭이었다.
일단 기복이 적어졌다는 게 고무적이다. 지난해까지 장원준의 9이닝당 볼넷은 4.4개였다. 잘 던지다가도 갑작스런 볼 남발로 무너진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올해 4경기에서 9이닝당 사사구는 2.4개밖에 되지 않는다. 사사구를 절반 가까이 줄이자 롤러코스터 피칭이 없어졌다. 허리 부상으로 고생한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몸 상태도 좋다. 지난해 연예인과의 열애로 화제가 됐는데 올해는 다시 솔로의 몸이 돼 마운드에서 모든 것을 불사르고 있다.
장원준은 "올해 승리도 중요하지만 평균자책점을 낮추는데 중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올해 장원준이 프로야구 좌완 에이스 구도를 바꿔 놓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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