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자' 박현준, '패자' 김광현에게 도전장 왜?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1.04.22 10: 58

"김광현과 재대결하고 싶다".
'엘창용' 박현준(25, LG 트윈스)이 '친정팀' SK 와이번스 에이스인 김광현(23)과 맞대결에서 승리 후 "김광현과 재대결을 하고 싶다"고 의외의 소감을 밝혔다.
박현준은 20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SK전에 선발 등판, 5⅓이닝 동안 삼진 4개를 곁들여 8피안타 1사사구 4실점(4자책)했다.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투구 3자책 이하)는 기록하지 못했으나 팀 타선의 도움을 받아 시즌 3승째를 챙겼다.

희한한 일이다. 보통 패자가 승자에게 도전장을 내미는 것이 상식이지만 '승리투수' 박현준이 '패전투수' 김광현에게 재대결을 신청했다.
이유가 있었다. 박현준은 "김광현과 맞대결에서 이기긴 했지만 광현이 컨디션이 안 좋았다"면서 "다음에 광현이 컨디션 좋을 때 제대로 붙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김광현은 이날 3이닝 동안 7피안타 4사사구 3탈삼진 6실점(3자책)한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결국 팀은 4-9로 패했고 김광현은 시즌 2패째를 기록했다. 총투구수는 77개였고 직구 최고 구속도 보통 때 150km까지 나왔지만 이날은 146km밖에 나오지 않았다. 지난 10일 삼성(3이닝 3실점), 16일 넥센(4⅔이닝 3실점)전에 이어 부진을 거듭했다. 이날까지 3경기 연속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21일 경기 전 김성근 SK 감독은 "광현이는 구위에 큰 문제는 없었다. 다만 스트라이크 판정에서 몇 차례 잡아주지 않았고, 포수의 리드가 좋지 못했다"고 말했지만 "1회 포수를 최동수로 교체만 안 했다면 김광현을 더 일찍 뺐을 것"이라고 밝힌 만큼 김광현의 컨디션이 정상이 아니었음을 반증했다.
박현준도 비록 승리투수가 됐지만 올 시즌 4차례 선발 등판 가운데 투구 내용이 좋지 못했다. 투구 이닝도 지난 3일 잠실 두산전(6⅓이닝), 9일 대전 한화전(6⅔이닝), 14일 잠실 삼성전(6⅓이닝)에 비해 1이닝 정도 짧았다.
이날 박현준은 보통 때보다 제구가 높게 형성됐다. 박현준은 "밸런스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 다만 SK 타자들이 다른 팀들에 비해 홈플레이트에 적극적으로 붙는 경향이 있어 몸쪽 공을 던지는 것이 조금은 부담스러웠다"고 설명했다.
다른 때보다 일찍 마운드에서 내린 박종훈 LG 감독은 "(박)현준이가 (친정팀)SK다 보니 긴장을 많이 하고 던지는 것 같아 다른 때보다 한 타이밍 빨리 투수 교체를 했다"고 이야기했다.
박현준은 승부사다. 마운드 위에서는 누구에게도 기죽지 않을 만큼 당당하다. 애써 "김광현의 컨디션이 안 좋았다"고 말했지만 자신도 SK를 상대로 최고의 공을 뿌리지 못한 아쉬움이 남은 경향도 있었다. 어떻게 보면 최고 투수와 맞대결에서 승리로 더 큰 성취감을 맛보고 싶은 것이 승부사 박현준의 속마음일 수도 있다.
LG와 SK의 다음 맞대결은 6월 17일부터 19일까지 잠실에서 3연전이 있다. 과연 박현준과 김광현의 리벤지 매치가 열리게 될까.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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