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용병술이야. 선수들이 잘한거지".
한화가 시즌 첫 연승에 성공하며 분위기를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한화는 지난 20~21일 대전 롯데전에서 2경기 연속 승리를 거두며 최하위에서 6위까지 뛰어올랐다. 6회까지 0-1로 뒤진 21일 경기에서 7회 5안타로 대거 4득점하며 전세를 뒤집었다. 단순한 1승 그 이상 의미를 가질 수 있는 경기였다.
무엇보다도 한대화 감독의 기막힌 용병술이 주목받았다. 7회 선두타자 신경현이 볼넷으로 나가며 만들어진 무사 1루에서 고동진에게 페이크번트를 지시했다. 고동진이 번트 자세를 취하자 롯데 수비가 전진했고 강공으로 전환한 고동진이 그 사이를 뚫는 중전 안타가 날렸다. 무사 1·3루 찬스에서 오선진으로 밀어붙인 것도 적중했다. 오선진이 동점 적시타를 날린 데 이어 강동우가 결승 적시타를 쳤고, 대타 김경언까지 바뀐 투수 임경완을 공략해 쐐기 적시타를 터뜨리며 승부를 갈랐다.

한대화 감독은 "그게 무슨 용병술인가. 선수들이 알아서 잘한 것"이라며 스스로를 낮췄다. 고동진의 페이크번트 상황에 대해 한 감독은 "번트 자세를 취하면 상대 수비가 앞으로 몰리니까 타자한테 알아서 하라고 지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히려 가장 큰 고민은 오선진의 타석 때였다. 한 감독은 "사실 그때 대타를 쓸까 말까 고민을 많이 했다. 그래도 오선진이 맞히는 능력이 있고 재치가 있으니까 한 번 믿어 봤다"고 했다. 오선진은 1~2구에 번트 모션을 취하며 롯데 수비를 흔들었고 결국 3루수와 유격수 사이를 뚫는 좌전 안타로 동점 적시타를 날렸다.
대타 작전도 먹혀들었다. 롯데는 강동우에게 역전 적시타를 맞은 김사율을 내리고 사이드암 임경완을 올렸다. 그러자 한 감독은 기다렸다는 듯 좌타자 김경언을 대타로 기용했다. 한 감독은 "뭐, 하다 보니까 그렇게 된거지"라며 껄껄 웃었다. 오랜만에 착착 맞아떨어진 경기에 대해 만족한 모습. 하지만 한 감독은 "결국 작전도 선수들이 하는 것 아닌가. 선수들이 잘해준 덕분"이라며 "신경현이 7회 선두타자로 나와 김사율과 9구까지 승부하며 출루한 게 컸다. 선수들이 잘한거지 용병술이 아니다"고 했다.
투수들이 어느 정도 승부가 되는 경기를 한 것도 고무적이었다. 한 감독은 "선발들이 버텨주니까 승부를 걸 수 있는 타이밍이 생긴다. 어제도 6회까지 지고 있었지만 1점차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포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화는 최근 5경기에서 3승1무1패를 거두고 있는데 1경기를 제외한 나머지 4경기에서 모두 선발이 5이닝 이상 던졌다. 한 감독은 "역시 투수가 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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