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분위기가 좋다. 이길 수 있을 때 계속 이겨야 한다".
한화 최고참 강동우(37)는 올해 부동의 1번타자로 활약하고 있다. 16경기 모두 1번타자로 선발출장했다. 8개 구단 전체를 통틀어도 가장 나이가 가장 많은 리드오프. 그런데 활약이 만만치 않다. 65타수 18안타로 타율 2할7푼7리 2홈런 8타점 1도루를 기록 중이다. 한화 팀 내 최고참답게 흔들리지 않는 리더십으로 팀의 선봉장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특히 결정적일 때 활약이 돋보인다. 이대수의 연장 10회 끝내기 홈런으로 대역전승을 거둔 지난 6일 대전 KIA전에서도 9회말 강동우의 극적인 동점 투런 홈런이 있었다. 16일 광주 KIA전에서도 9회 결승 3루타를 터뜨렸고 21일 대전 롯데전에서도 7회 결승 1타점 적시타를 작렬시켰다. 한화가 거둔 5승 중 2승이 강동우의 결승타로 만든 승리다.

그래서 득점권 타율이 높다. 득점권에서 12타수 7안타 타율 5할8푼3리를 기록하고 있다. 2루타 2개, 3루타 1개, 홈런 1개로 그 영양가도 풍부하다. 주자가 있을 때 23타수 9안타 타율 3할9푼1리로 주자가 없을 때 성적(0.214, 42타수9안타)보다 훨씬 좋다. 노련한 베테랑으로서 해줘야 할 때 꼭 해주는 결정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강동우의 결정력에는 한대화 감독의 보이지 않는 프레스가 있었다. 한감독은 "KIA전 동점 홈런을 치기 전에 장종훈 타격코치를 불러서 '강동우한테 꼭 타점 올리는 모습을 한 번 보고 싶다'고 전해달라고 했다. 그때부터 잘 치기 시작하더라"며 껄껄 웃었다. 실제로 지난해 강동우의 득점권 타율을 2할밖에 되지 않았다.
강동우는 "내가 득점권 타율 1위인지는 몰랐다"며 "감독님께서 바깥쪽 공에 무조건 방망이를 내밀지 말고 몸쪽이나 가운데 볼을 기다린 뒤 쳐보라고 말씀하셨다. 그때부터 뭔가 잘 풀리기 시작했다. 득점권에서 오히려 편하게 치고 있다. 뭔가 칠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든다"고 설명했다.
베테랑이지만 강동우의 타격은 힘이 넘친다. 한 감독은 "작년보다 좋아진 게 볼을 끝까지 보고 치고 있다는 점"이라고 했는데 타격의 기본에 충실하고 있는 것이다. 허구연 MBC 해설위원도 "강동우의 히팅포인트가 아주 정확하다. 감이 좋아 올해 좋은 모습을 보일 것 같다"고 전망했다. 강동우도 "역시 히팅포인트가 잘 맞아야 한다. (이)대수가 장타를 치는 것도 그렇다. 정확하게 맞히는 것이 우선"이라며 "지금 타격감이 그렇게 좋은 건 아니다. 1번타자로서 볼넷도 많이 얻고 그래야 하는데 투수들이 좋은 공을 주니 치지 않을 수 없다"고 웃어보였다.
강동우는 지난 2009년 정확히 11년 만에 다시 3할 타율 고지를 밟았다. 올해도 타격감이 좋아 충분히 노려볼 만하다. 강동우는 "지난 겨울 열심히 훈련한 효과를 조금씩 보고 있다. 다시 3할 타율을 치게 된다면 내 자신이 자랑스러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래도 팀의 성적을 더 강조한다. 그는 "지금 팀 분위기가 좋다. 이길 수 있을 때 많이 이겨놔야 한다. 어떻게든 1승을 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고참의 강동우가 선봉에 선 한화의 창이 어느 때보다 날카로워 보인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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