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패, 남패에 이어 또 하나의 패륜'.
울산 현대의 일부 팬들이 23일 낮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1 7라운드 포항 스틸러스와 원정 경기를 앞두고 내건 현수막의 내용이다.
자신들이 응원하는 팀을 패륜으로 지목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

그러나 이해할 수 없는 일에도 합당한 이유가 있었다.
울산이 올 시즌 K리그 타이틀 스폰서인 현대오일뱅크를 배려해 오는 5월 15일 제주 유나이티드와 홈경기를 서산에서 치르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팬들은 격노했다. 팬들은 울산이 내세운 프로축구의 저변을 확대하겠다는 명분에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오히려 연고지역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반발했다.
일부에서는 단발성 항의를 떠나 남은 시즌의 응원을 보이콧하겠다는 의지까지 피력했다. 응원하는 팀을 패륜으로 지목한 것도 그 과정의 일환이다. 안양을 떠난 FC 서울은 북패륜, 부천을 떠난 제주를 남패륜이라고 부른 것과 같은 이유다.
김호곤 울산 감독은 팬들의 이런 반발에 좀처럼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있다.
김호곤 감독은 "팬들의 주장이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 의견에도 일리가 있다. 그러나 구단도 구단의 사정이 있다. 중간 입장에서 내가 참 답답하다. 누구도 잘못했다고 말하지는 않겠다. 그러나 대화를 통해 해결책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stylelom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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