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가 '선발 투수' 윤석민을 8회 역전 위기 상황에서 '마무리'로 투입하는 초강수를 던지며 LG 트윈스를 격파했다.
KIA는 2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LG와 시즌 두 번째 맞대결에서 선발 곽정철이 2회를 버티지 못하고 물러났지만 이범호의 맹타와 '에이스'윤석민의 구원 역투에 힘입어 5-2로 승리를 거뒀다.
승리를 거둔 KIA는 9승9패로 승률 5할에 복귀하며 5위를 지켰고, LG는 10승8패가 되면서 4위 삼성과 공동 3위가 됐다.

이날 경기에서 압권은 윤석민이었다. 윤석민은 지난해 9월 26일 대전 한화전 이후 줄곧 선발로 등판했다. 올 시즌에도 4경기 모두 선발 출장이었기에 말 그대로 팀 승리를 지키기 위한 조범현 감독의 깜짝 카드였다. 그리고 그 카드는 통했다.
윤석민은 8회말 무사 1,3루 상황에서 터벅터벅 마운드에 올라 첫 타자 정성훈을 상대했다. 서재응이 볼카운트 2-2에서 교체됐기에 그대로 이어 던졌다. 윤석민은 초구 슬라이더를 던져 정성훈을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하며 일차로 불을 껐다.
그러자 LG는 정의윤 대신 이진영을 대타로 기용했다. 그러나 윤석민은 전혀 개의치 않고 볼카운트 1-2에서 4구째 또 다시 슬라이더를 던져 2루수 앞 땅볼을 유도해 '2루수-유격수-1루수(4-6-3)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윤석민은 9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조인성과 오지환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지만 후속 타자를 범타로 처리하고 마운드 위에서 호랑이처럼 포효했다. 위기를 즐기는 듯한 윤석민. 150km 강속구를 뿌린 그는 '에이스의 힘이란 이런 것'이란 것을 증명했다.

선취점은 전날 패배를 당한 KIA가 뽑았다. KIA는 1회초 선두타자 김원섭이 행운의 투수 앞 내야안타로 출루했다. 이 타구에 LG 선발 심수창은 조금 흔들렸다. 이어 김선빈의 희생번트로 만든 1사 2루에서 이범호가 1타점 선제 중전 적시타를 날렸다.
KIA는 1회말 박경수에게 1타점 동점 적시타를 맞고 1-1이 됐으나 3회초 또 다시 이범호가 1사 2,3루에서 2타점 좌전 적시타로 3-1로 달아나며 승기를 잡았다.
그러나 KIA는 3회말 무사 만루 위기를 맞았다. 박용택과 이병규의 연속 안타와 정성훈이 볼넷을 골라 나갔다. 그러나 바뀐 투수 손영민이 정의윤을 2루수 앞 땅볼로 유도하며 병살타로 처리하고 한 점으로 막은 것이 컸다.
이후 KIA는 불펜 투수들을 총동원하며 철벽 마운드의 힘을 과시했다. 선발 곽정철이 2회도 버티지 못하고 내려갔고 그 뒤를 이어 등판한 박경태도 만루 위기를 자초하고 물러났지만 손영민이 4이닝 동안 단 1안타로 막고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그러자 조범현 감독은 마무리인 서재응에 이어 윤석민까지 계투로 활용해 승리를 지켜냈다.
이범호는 3번타자 3루수로 선발 출장해 5타수 2안타 3타점으로 맹타를 휘두르며 승리의 주역이 됐다. 이날 경기 전까지 18타점으로 이 부문 단독 1위였던 이범호는 3타점을 추가하며 만루홈런을 치며 추격한 최준석을 제치고 1위 자리를 지켰다.
agassi@osen.co.kr
<사진>잠실=김영민 기자, ajyou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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