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을 위해서 자원 등판했다. 2이닝을 던진다고 했다".
에이스는 역시 달랐다. '석민어린이'윤석민(25, KIA 타이거즈)이 8회 위기 순간에 구원 등판해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승리 종결자란 무엇인지 보여줬다.
윤석민은 2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LG 트윈스전 8회 무사 1,3루 볼카운트 2-2 상황에서 구원 등판해 2이닝을 퍼펙트로 막고 팀의 5-2 승리를 지켜냈다.

윤석민의 등판은 의외였다. 윤석민은 지난해 9월 26일 대전 한화전 이후 줄곧 선발로 등판했다. 올 시즌에도 4경기 모두 선발 출장이었기에 말 그대로 팀 승리를 지키기 위한 조범현 감독의 깜짝 카드였다.
그리고 그 카드는 통했다.
윤석민은 8회말 무사 1,3루 상황에서 터벅터벅 마운드에 올라 첫 타자 정성훈을 상대했다. 서재응이 볼카운트 2-2에서 교체됐기에 그대로 이어 던졌다. 윤석민은 초구 슬라이더를 던져 정성훈을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하며 일차로 불을 껐다.
그러자 LG는 정의윤 대신 이진영을 대타로 기용했다. 그러나 윤석민은 전혀 개의치 않고 볼카운트 1-2에서 4구째 또 다시 슬라이더를 던져 2루수 앞 땅볼을 유도해 '2루수-유격수-1루수(4-6-3)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윤석민은 9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조인성과 오지환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지만 후속 타자를 범타로 처리하고 마운드 위에서 호랑이처럼 포효했다. 위기를 즐기는 듯한 윤석민. '에이스의 힘이란 이런 것'이란 것을 증명했다.
경기 후 윤석민은 "머릿속에는 오직 막아야 한다는 생각 뿐이었다. 부담은 됐지만 잘 마무리 된 것 같다"면서 "오늘 마무리 등판은 자청했다. 선발이 일찍 내려오면서 중간 투수들이 소진되면서 나가게 됐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
윤석민은 또 "앞으로 이런 상황은 없을 것으로 본다"면서 "우승을 목표로 한 시즌을 이끌어가는 주축 투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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