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망이는 한순간이다".
롯데 자이언츠의 방망이가 무섭게 불을 뿜었다.
롯데는 23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와의 홈경기에서 연장 10회말 터진 황재균의 극적인 끝내기 안타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1-4로 뒤진 9회말 황재균의 3루타로 동점을 만든 롯데는 4-6으로 다시 뒤진 10회말에는 기어코 승부를 뒤집었다. 장단 15안타다.

이날 경기 전만 해도 롯데 타격은 심각했다. 지난 21일 대전 한화전에서 1-4로 패해 시즌 처음 최하위로 떨어진 롯데는 타선이 집단적으로 슬럼프에 빠져 있었다.
팀 타율은 2할2푼3리로 7위였고 득점도 경기당 3.4점에 불과했다. 홈런은 최하위인 5개였고 장타율 역시 최하위(.302)였다. 특히 홈런은 지난 10일 목동 넥센전에서 강민호가 친 이후 침묵하고 있었다. 작년 2할8푼8리로 팀타율 1위의 위용이 보이지 않았다.
김성근 SK 감독도 경기 직전 롯데의 선발 라인업을 확인하다가 "조성환과 김주찬이 왜 저렇게 밑으로 내려갔나"라며 "그렇게 심각한가"라고 걱정을 했을 정도였다. 이날 조성환은 이날 7번타자, 김주찬은 9번타자였다. 조성환은 전날까지 1할7푼5리, 김주찬은 2할7리로 부진에 허덕이고 있었다.
양승호 롯데 감독도 집단 슬럼프에 대해 "도저히 방법이 없다"며 "연습으로 극복하는 수 밖에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을 정도였다.
그러나 이날 경기 직전 롯데 조원우(40) 코치는 "두고 봐라. 이길 것"이라며 "방망이는 한순간"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물론 이날 경기 후 조 코치는 "무슨 이유가 있었던 것은 아니라 그게 방망이다"고 웃었다.
결국 이날 롯데 타선은 올 시즌 한 경기 최다 안타를 뽑아냈다.
테이블 세터로 나온 전준우와 황재균이 3안타씩 뽑아냈고 강민호와 조성환도 멀티히트를 쳤다. 특히 강민호가 9회말 역전의 불씨가 되는 중월솔로포를 터뜨리면서 10경기만에 대포를 쏘아올리기까지 했다.
롯데는 선두 SK의 막강 마운드를 방망이로 이긴 만큼 타격 사이클이 다시 올라섰다고 믿고 있다. 순위도 6위로 올라선 만큼 상승 곡선으로 돌아서리라 보고 있는 것이다. 믿을 것이 못되는 방망이지만 일단 한 번 잡으면 쉽게 가라앉지 않는 것도 방망이다.
롯데의 15안타가 일시적인 현상인지 다음 경기가 더욱 주목되는 이유다.
letmeout@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