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 간 '댄스'란 한 장르로 치우쳤던 가요계가 다시금 '균형감'을 찾아가고 있다는 평이다.
아이돌이 가요계의 메이저 장르가 되고, 그룹 제작 양상이 본격적으로 과열된 최근 5년 정도 '발라드 음악은 죽었다'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댄스 음악이 가요계의 주를 이뤘다.


오랫동안 가요계에 몸을 담군 가수와 관계자들이 황금기로 추억하는 시기는 90년대. 가요 관계자들은 발라드와 댄스, 두 장르가 '짱짱하게' 힘 대결을 이루던 그 때를 '살맛나던' 시기로 꼽기도 한다.
음원이 아닌 음반 위주의 산업, 활동 주기 역시 느려 활동 두 배 이상의 공백기를 가져도 자연스럽던 분위기 등 시스템적으로 180도 바뀐 면이 많지만 무엇보다도 장르의 편중이 없었다는 것이 90년대 가요계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한쪽에는 신승훈, 김건모, 조성모 등 명품 목소리로 승부를 거는 발라드 가수들과 김동률, 토이, 윤상 등 자신들의 음악성으로 사랑을 받은 뮤지션들, 다른 한쪽에는 서태지와 아이들이라는 실력파 아이돌을 필두로 HOT, SES, 듀스, 핑클, 젝스키스 등 댄스 음악의 광풍을 몰고 온 핫 아이돌이 두루 공존했다.
90년대에는 워낙 히트곡들이 많아 대표곡을 나열하기 조차 힘들고, 많은 대중이 노래방에서 자주 부르는 18번들 역시 90년대 곡들이 주를 이룬다고 한다. 90년대를 흔히 '가요계의 황금시대'라고도 부른다.
이런 황금시대는 가요계가 댄스 음악 위주로 재편되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진 것이 아닌가, 하는 시각과 우려도 있었지만 2011년 현 가요계를 보면 크게 발라드와 댄스 두 장르가 힘의 균형을 어느 정도 이루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발라드 장르가 대중과 미디어의 힘을 받고 치고 올라온 것에 있다.
이는 방송의 힘이 컸다. '슈퍼스타K', '나는 가수다', '위대한 탄생', 세시봉 열풍 등을 통해 90년대 가요계와 노래 잘 하는 가수에 대한 가치가 재조명되고, 때로는 아이돌에서 파생된 가창력을 지닌 솔로 가수들의 노래가 사랑 받으면서 춤이 아닌 '목소리'에 대한 입지가 보다 넓어졌다.
하지만 여전히 아이돌이 가요계의 막강한 한 축을 이루는 것도 사실이다. 목소리에 대한 열풍으로 춤을 무기로 하는 아이돌이 약세가 되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있었지만, 4월 음원차트들을 보면 아이돌 역시 꼿꼿하게 본인들의 저력을 뿜어낸 것을 알 수 있다.
분명한 것은 '90년대 감수성의 귀환'이라는 것이다. 빅뱅이 새 음반에서 시도한 아날로그 감수성과 요즘 음악 스타일의 접목은 새로운 흐름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일 수도 있다. '슈퍼스타K' '나는 가수다', '위대한 탄생' 등의 프로그램들이 큰 인기를 얻으면서 미디어 역시 발빠르게 흐름을 분석한 것도 한 요인이 됐다.
ny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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