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 서울이 최하위 전력이라 평가받는 광주 FC에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무엇보다 선수들이 감독이 원하는 바를 경기서 보여주지 못했다. 최태욱(30)의 공백이 여지없이 드러난 경기다.
황보관 감독이 지휘하는 서울은 지난 24일 오후 광주 월드컵경기장서 열린 광주와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1' 7라운드 원정 경기서 0-1로 패했다. 승점을 추가하지 못한 서울은 리그 12위서 14위로 밀려났다. '디펜딩챔피언'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한 순위다.
황보관 감독도 예상하지 못한 패배였는지 경기 직후 할 말이 없는 듯했다. 황보관 감독은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패배를 인정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상대의 약점을 알고 있었지만 파고들지 못했다. 알면서도 당한 것이다.

경기 전 만났던 황보관 감독은 광주의 약점을 잘 파악하고 있었다. 상대가 수비시에는 5백이 되서 쉽게 뚫기는 어렵겠지만 공간을 흔들어 줄 선수가 있다면 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빠른 스피드를 이용해 뒷공간을 침투하는 방법말이다. 이 역할을 황보 감독은 이재안과 어경준에게 맡겼다.
광주는 그러한 전술에 무너진 바 있다. 그것도 제대로 말이다. 16일 광주를 상대한 전북은 이승현의 빠른 발을 이용해 광주의 5백 수비의 뒷공간을 뚫었다. 재빠르게 침투한 이승현은 문전으로 정확한 크로스를 올려 광주의 골문이 열리게 만들었다.

그러나 서울은 그러지 못했다. 이재안은 자신의 스피드를 갖고도 광주의 뒷공간을 열지 못했다. 확실히 경험이 부족했다. 어경준은 동료들의 움직임을 살펴볼 필요가 있었다. 너무 혼자만을 생각했다. 서울의 해결사가 자신이라고 착각한 듯했다. 문전의 데얀에게 올려 줄 상황에도 자신이 직접 슈팅으로 연결했다. 크로스를 올려도 타이밍이 맞지 않았다.
두 선수를 보고 있자니 최태욱이 생각날 수밖에 없었다. 최태욱만 있었다면 황보관 감독의 원하는 바를 제대로 경기서 나타냈을 것으로 보인다. 최태욱의 장기는 빠른 스피드다. 충분히 광주의 뒷공간을 열 수 있다. 그리고 우승도 여러 차례 했을 정도로 경험이 풍부하다. 그리고 동료들을 위하는 이타적인 플레이도 뛰어나다. 광주전에서 난국을 해결하기에 적합했다.
그렇지만 최태욱은 이날 출전 선수 명단에 없었다. 현재 최태욱은 훈련을 통해 경기 감각과 체력 등을 끌어 올리고 있다. 지난 시즌 서울로 이적해 팀을 우승으로 이끈 최태욱. 이번 시즌 팀의 부진을 보고 있자니 선수 본인이 느끼는 답답함은 극에 달해 있을 것이다.
황보관 감독에 따르면 최태욱의 복귀 시점은 1달 이내다. 최태욱이 복귀하는 순간 서울의 전력은 100%가 된다. 지금까지 전력이 100%가 아니었다고 해서 현재 서울의 부진을 정당화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최태욱이 복귀한다면 지금의 부진을 잊고 '디펜딩챔피언'으로서 서울의 본모습을 보여줄 것이라 예상된다.
sports_narcotic@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