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올 시즌 첫 번째 위기가 왔다?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1.04.25 10: 58

올 시즌 초 상승세를 타던 LG 트윈스에 첫 번째 위기가 찾아왔다.
LG는 지난주 주중 문학구자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 3연전에서 1승2패, 주말 잠실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에 1승2패를 기록하며 6경기에서 2승4패로 열세를 보였다. 시즌 초 SK와 공동 1위에 오르며 5016일만에 가장 높은 순위까지 올라가봤지만 3일만에 2위로 내려왔고 25일 19경기를 치른 현재 10승9패로 삼성, KIA와 함께 공동 3위를 마크하고 있다.
성적과 순위만 놓고 보면 아직까지 선전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지만 최근 경기 내용 및 분위기를 자세히 살펴보면 위기가 찾아왔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박종훈(52) LG 감독도 "지금 우리는 위기다"라고 까지 말했다.

▲위기1, 부상 선수들이 생기고 있다
먼저 박 감독은 "부상선수들이 생겨 걱정이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LG는 22일 KIA전에서 주전 3루수인 정성훈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시켰다. 21일 문학 SK전에서 슬라이딩을 하다 허리를 다쳤다. 이 때문에 박병호가 5년여 만에 3루수로 선발 출장했다. 핫코너 3루 수비는 단순히 공을 잡는 것을 떠나서 전진수비 및 중계플레이 등 감당해야 할 역할이 한두 개가 아니라는 점이다. 다행히 정성훈은 다음날 곧바로 3루 선발로 출장했으나 지난 3경기에서 안타를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부상선수는 또 있다. 지난 19일 내야수 김태완이 훈련 도중 왼쪽 종아리 근육통이 발생해 20일날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김태완은 내야 전 포지션이 가능할 뿐 아니라 수비력, 공격력도 상당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그가 부상을 당하면서 박종훈 감독은 "내야수 백업이 갑자기 빠지면서 수비에 대해 고민중"이라며 아쉬워했다.
마운드에서도 부상선수가 있다. 롱릴리프로 맹활약을 기대했던 한희는 오른쪽 어깨 통증에서 완벽히 회복하지 못하고 지난 20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한희는 우완 투수로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많은 공을 던지며 안정된 제구력 뿐 아니라 공 끝의 움직임도 상당히 예리해져 박종훈 감독이 내심 큰 기대를 했다.
지난해 후반기 맹활약을 했던 '좌완 영건'최성민도 오키나와 캠프 막판에 어깨 부상을 당했고, 깜짝 활약을 펼친 우완 박동욱도 어깨 통증을 호소하다 재활을 마치고 현재 퓨처스(2군)에서 공을 던지기 시작했다. 다행히 아직까지는 그 외에 특별한 부상선수가 없지만 박 감독의 입장에서는 혹시나 지금 상태에서 또 다른 부상자가 생길 경우 팀이 위기에 빠질 수도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위기2, 타선의 집중력이 떨어졌다
LG는 시범경기에서 최고 장점이 한 이닝에 다득점을 뽑아내는 것이었다. 박종훈 감독도 "이닝당 다득점은 타자들의 집중력이 그 만큼 높아졌다는 반증"이라면서 올 시즌 LG 공격력에 높은 점수를 줬다. 그러나 우려했던 마운드는 100%를 발휘하고 있는 반면에 타자들의 타격 솜씨가 조금 부족함이 있다.
박종훈 감독은 또 LG가 빼어난 좌타자들이 많아  상대 좌완투수들의 집중 견제를 받으면서 활용하고 있는 우타자 적극법, 즉 플래툰 시스템의 후유증 기미가 보이고 있음을 직감했다. LG는 주전 라인업 중에서 1번 중견수 이대형, 3번 우익수 '큰'이병규, 4번 지명타자 박용택, 6번 우익수 이진영까지 4명이 좌타자다. 여기에 9번 유격수 오지환까지 하면 5명이 좌타자다. 특히 클린업이 모두 죄타자다보니 감독으로서는 상대방의 좌투수 집중 견제를 피하기 위해 미묘한 감정을 느끼기 마련이다.
LG는 올 시즌 19경기 가운데 좌완 선발과 맞대결이 10차례나 됐다. 상대적으로 프로야구 선발투수 비율이 우투수가 많은 반면 LG전에서는 우투수보다 좌투수가 오히려 더 많이 나왔다. LG가 지난해 좌투수에 약했기 때문이다. 특히 'LG 킬러'라고 알고 있는 류현진(24, 한화), 김광현(23, SK), 차우찬(25, 삼성), 장원준(26, 롯데)에 이혜천(32, 두산), 트레비스 블랙클리(29, KIA), 그리고 양현종(23)까지 나왔다. 김광현은 LG를 겨냥해 두 차례나 등판했다.
LG는 좌투수가 선발 등판한 지난 10경기에서 6차례 승리를 거뒀다. 승률만 놓고 보면 플래툰 시스템은 효과적이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좌완 선발일 때 박용택, 이병규, 이진영, 오지환이 경기에 출장하지 못하며 이들의 타격 신체 리듬에 대한 어려움이 하나 둘씩 나타나고 있다. 박종훈 감독도 "아무래도 지금 시점에서 왼손 타자들이 불규칙한 선발 출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같다"면서 "지금 잘 챙기지 않으면 위기가 될 수 있다"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위기3, 수비와 주루에서 집중력이 떨어졌다
LG는 지난주 6경기에서 수비와 주루에서 집중력이 떨어진 모습이었다. 먼저 배터리 사이에서 폭투와 포일이 6개가 발생했다. 물론 최대한 낮게 볼을 던지다 보니 발생한 부분이기도 하지만 경기 흐름에 있어서는 매우 중요한 요소다. 보크도 2개가 있었다.
주루플레이에서도 도루 실패 4개, 주루사가 2개, 그리고 병살타 역시 4개가 나왔다. 지난 한 주 동안 LG 평균 득점은 3.17점인데 반해 실점은 4.83점이었다. 도루 성공은 득점을 올릴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하지만 실패할 경우 경기 흐름이 상대로 넘어가도 한다. 여기에 적시타 대신 나온 병살타도 한번 더 생각해 볼 부분이다.
LG는 한 주 동안 수비에서 실책은 3개를 범했다. 그러나 3개는 기록된 실책이다. 특히 지난 23,24 KIA전에서 있는 경기 막판 박경수의 실책은 팽팽하게 쫓아가던 경기의 흐름이 일순간 KIA로 넘어갔다. 박경수는 호수비도 많이 보여주며 LG 내야를 든든히 지키고 있다. 그러나 조금 더 높은 집중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 야구 관계자는 "실책은 단순히 실책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투수들이 흔들리게 되는 가장 큰 원인이라는 점을 야수들은 명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종훈 감독의 말처럼 LG는 지금 위기를 맞은 것일까. 9년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도전하는 LG로서는 분명히 한 번 맞아야 할, 아니 몇 차례 위기를 뛰어 넘어야 올 시즌 4강에 들 수 있다. 전체적인 흐름을 놓고 볼 때 LG는 현재 올 시즌 첫 번째 위기를 맞았다고 볼 수 있다. 이제 이 위기를 극복하는 것은 박 감독과 26명의 선수들에 달렸다. 26일부터 있을 사직 롯데전이 위기 탈출 돌파구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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