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직에 종사하는 범모(36세, 서울시 노원구)씨는 최근 조깅을 시작했다. 가볍게 뛰다 보면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일을 하면서 쌓인 피로가 말끔히 풀리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1주일 전,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조깅을 나서려는데 발바닥에서 송곳으로 찌르는 듯한 날카로운 통증이 엄습해왔다. 순간 꼼짝도 못하고 주저앉은 범씨는 조깅은커녕 걷기조차 힘들어지자 곧바로 병원을 찾았다. 범씨의 진단명은 ‘족저근막염’. 갑작스런 운동이 발바닥에 무리를 줘 염증이 생긴 것. 회사원인 범씨는 현재 점심시간을 이용, 체외충격파 시술과 PRP 시술을 병행하며 족저근막염을 치료하고 있다.
◆ 무리한 발바닥 자극, 족저근막염 유발
족저근막은 발뒤꿈치 뼈에서 시작해 앞 발가락 뼈에 부착된 질기고 단단한 막을 말하는데, 발바닥의 스프링 역할을 하여 충격을 흡수하거나 아치(발바닥의 움푹 파인 부분)를 받쳐주어 발바닥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기능을 하는 족저근막이 무리한 발바닥 사용이나 과로로 인해 염증이 생기거나 붓게 되는 것을 족저근막염이라 한다.

발바닥을 과도하게 사용하면 만성적인 염증이 발생하거나 지방층이 얇아져 통증이 발생하게 되는데 최근에는 격렬한 스포츠나 각종 레포츠를 즐기는 젊은 층이 늘면서 발바닥 통증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증가하는 추세다. 실제로 달리기를 할 때 족저근막에 가해지는 힘은 체중의 1.3~2.9배로 크게 나타난다. 마라토너인 황영조나 이봉주도 족저근막염을 앓고 있는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이 밖에도 여성 호르몬이 대폭 감소하는 40~60대의 폐경기 여성들에게서 잘 발생하며 평발이거나 아치가 일반인에 비해 튀어나온 요족의 경우에도 족저근막염에 쉽게 노출된다.
족저근막염의 대표적인 증상은 아침에 일어나 첫발을 딛는 순간 통증이 느껴지면서 몇 발자국 걸으면 조금 나아지다가 오후쯤 되면 다시 아픈 등 간헐적인 통증이 특징이다. 오랫동안 앉아 있다가 일어날 때 통증이 발생하기도 하며 심할 때는 걷기조차 힘들만큼 발바닥이 아파온다면 족저근막염을 의심할 수 있다.
연세사랑병원 족부센터 김용상 과장은“이러한 족저근막염은 치료 기간이 길고 재발하는 경우가 많아 치료 도중 통증이 줄어들면 중단하고 병을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발바닥 근막이 반복적으로 쪼그라들었다 펴짐을 반복해 만성으로 발전할 수 있고 통증으로 비정상적으로 걷게 되는 습관이 생기면 무릎, 엉덩이, 허리 등에도 통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 잘 낫지 않는 족저근막염, 비수술 요법으로 빠른 치료
족저근막염은 초음파, MRI 등을 이용해 족저근막의 두께를 측정, 그 여부를 판단한다. 질환 초기에는 1~2주 정도 안정을 취하게 되고 소염 진통제를 복용하며 스트레칭 등으로 치료할 수 있다.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수술이 권해지지만 최근에는 굳이 수술을 하지 않더라도 치료할 수 있는 체외충격파와 PRP주사요법이 각광받고 있다.

체외 충격파 요법은 충격파를 염증이 있는 족저근막에 가해 통증을 느끼는 자유신경세포를 자극하여 통증을 줄여주고 새로운 혈관을 재생시켜 손상된 족저근막을 치료하는 원리다. 1회 시술에 20분 내외의 짧은 시술 시간이 소요되며 1주일 간격으로 총 3회 시술한다.

PRP(혈소판 풍부혈장)주사는 환자의 혈액을 20cc가량 채취해 PDGF, TGF. EGF, VEGF 등의 성장인자를 다량 함유하고 있는 혈소판만을 4~6배 농축분리한 액체를 말한다. 혈소판에는 세포증식, 콜라겐 생성, 상피세포 성장촉진, 신생혈관 재생, 상처치유 능력이 있어 병변에 직접 주사해주면 인대와 연골의 파괴를 막고 강하게 만드는 작용을 하는 것이다. 시술 시간은 30-40분 소요되며 체외충격파 요법과 마찬가지로 입원하지 않고 외래에서 바로 시술할 수 있어 간편하다.
연세사랑병원 족부센터 배의정 과장은“체외충격파와 PRP주사요법과 같은 비수술적 치료법은 시술 시간이 길지 않아 직장인들의 경우 점심시간을 이용해 치료할 수도 있어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강진수 객원기자 osenlife@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