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문질환, 부끄러움이 병을 키운다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11.04.25 17: 50

흔히 참기 힘든 고통을 표현할 때 ‘항문이 찢어지는 듯한 아픔’이라는 표현을 쓴다.
얼마나 아프기에 그런 표현을 쓰는 걸까?
실제로 항문질환이 있어도 병원에 가는 사람은 많지 않다. ‘치질 수술은 많이 아프다’, ‘수술이 잘못되면 인공항문을 달아야 한다’는 등의 소문에 겁먹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자신의 항문을 남에게 보여야 한다는 부담감이 크기 때문이다. 또한 항문은 위치상 스스로 관찰하기가 어려운 부위이며 항문에 대한 문제를 누군가에게 이야기한다는 것은 아주 가까운 관계가 아니라면 쉽게 이야기할 수 없는 사뭇 민감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대장 항문 병원을 찾는 환자 중 처음 병원에 오기까지의 시간을 조사해 봤더니 10년 이상이 약 39%로 가장 많았다. 6년 이상, 10년 이하도 26%로 나타났다. 그만큼 병을 키운 뒤에야 병원에 간다는 것이다.
항문의 문제는 우리의 생각보다 다양하다.
서울장문외과 송호석 원장은 “출혈, 통증, 덩어리의 느낌부터 시작해서, 소양감(간지러움), 분비물, 잔변감 등등 항문과 관련된 다양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 “이런 증상들을 유발하는 다양한 원인들 중에서 수술을 요하거나 일부 기능적인 원인들을 제외하면 대부분은 일상생활에서의 관리문제이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배변 후에 뒷마무리를 할 때 화장지로 너무 거칠게 닦아서 피가 나는 경우, 또는 비데 사용시 수압을 너무 높여 사용하면서 항문에 상처를 줌으로써 통증이나 출혈을 유발하는 경우, 항문 주변에 체모가 많거나 땀이 많은 체질인데 청결관리가 안되어 소양증을 유발하는 등의 문제들이다.
이런 경우들은 장기간의 반복적인 습관이나 청결관리 불량으로 만성적인 항문질환을 유발해 오랜 시간을 불편감이나 고통 속에서 지내는 경우를 쉽게 목격할 수 있다.
실제로 치질로 인해 병원을 찾는 사람들의 원인을 파악해 보면 대부분이 생활습관으로부터 병이 시작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나도 모르게 익숙해진 배변습관이 항문질환의 원인이 되는 것이다.
 
또한 잘못된 식습관으로 인한 변비, 설사 등과 같은 배변활동 장애도 치질의 주된 원인이므로 바른 식이요법으로 식습관을 바로 잡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항문이 불편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겪고 있다면 한시라도 빨리 병원을 방문해 전문의의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다.
송호석 원장은 “항문에 증상이 있다고 느꼈을 때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생활 습관 등을 개선한다면 수술까지 가는 상황을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강진수 객원기자 osenlif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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