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부진, 황보관 '자퇴'로 해결될까?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1.04.26 09: 43

야심차게 올 시즌을 시작한 황보관(46) FC 서울 감독이 자진 사퇴했다. 시즌 개막 후 부진한 성적에 대한 팬들의 비난을 이겨내지 못하고 자리를 물러났다. 
 
서울은 26일 "황보관 감독이 지난 24일 광주 FC와 경기에서 지며 팀이 14위로 추락한 것에 대한 책임을 지고 25일 구단에 사퇴 의사를 전해왔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28일 넬로 빙가다 감독의 후임으로 전격 취임한 지 4개월도 채 안된 상태서 그만뒀다.

이번 시즌부터 서울 지휘봉을 잡은 황보관 감독은 K리그에서 1승3무3패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도 2승1무1패로 조 2위에 머무는 등 팬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24일 광주 FC와 K리그 7라운드 원정경기서 0-1로 패한 후 서울 홈페이지는 황보관 감독의 전술 부재에 대한 팬들의 항의로 서버가 다운되는 현상까지 겪었다. 서울 구단은 "구단은 여전히 감독을 믿는다. 감독의 임기를 존중하는 게 구단의 전통"이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결국 황보관 감독은 자진 사퇴했다. 
현재 서울의 성적을 놓고 본다면 '디펜딩 챔피언'의 위용은 사라졌다. 그만큼 서울의 경기력이 좋지 않다는 증거. 황보관 감독도 광주전에서 팬들이 원하는 경기를 보여주겠다고 공언했지만 결과가 좋지 않기 때문에 스스로 물러난 것으로 풀이된다.
▲ 출발부터 삐걱
황보관 감독이 서울의 지휘봉을 잡는다는 뉴스가 나왔을 때부터 여러 가지 논란이 많았다. 하지만 황보 감독은 자신에 대한 비난을 감수하고 시즌을 준비했다. 하지만 여의치 않았다. 지난 시즌 우승의 일등공신인 최태욱과 하대성은 부상으로 인해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또 외국인 선수들의 호흡도 맞지 않았다. 데얀-제파로프에 몰리나까지 가세했지만 기대만큼의 시너지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게다가 우승 후유증으로 인해 서울 선수들의 목표 의식이 줄어 들었다. 특히 젊은 선수들의 의식에 변화가 없었기 때문에 황보관 감독의 고민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었다.
또 상대 팀들이 디펜딩 챔프인 서울을 상대로 수비적인 축구를 펼치면서 고전을 거듭할 수밖에 없었다. 말 그대로 '치고받는 경기'를 펼쳐야 서울의 진가가 발휘될 수 있지만 올 시즌 서울과 대결을 펼치는 팀들은 수비적인 축구를 펼치며 역습을 노렸다.
▲ 변해야 산다
황보관 감독이 자신 사퇴하며 서울은 모든 것을 새로 시작해야 한다. 개막전 승리 이후 컵대회 포함 9경기에서 1무 8패에 그치던 광주를 상대로 패배의 쓴맛을 보면서 팀이 밑바닥까지 떨어진 상황이기 때문에 다시 뛰어 오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
광주전을 앞두고 황보관 감독은 철저하게 상대를 분석했다. 빠른 스피드를 통해 광주 수비의 뒷공간을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경기서 보여준 서울 선수들의 플레이는 실망스러웠다. 감독의 전술을 이해하지 못하고 나홀로 플레이가 이뤄졌다.
황보관 감독이 사퇴했지만 선수들의 움직임에 변화가 없다면 팀도 변화하기 힘들다. 전술적 지시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한다면 경기서 감독이 미치는 역할은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서울은 당분간 최용수 수석코치 체제로 시즌을 치를 전망이다. 감독과 수석코치의 역할은 분명히 다르다. 밑바닥까지 떨어진 상황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아는 존재는 바로 선수들이다. 변해야 산다.
10bird@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