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전 이후 한 번도 뛰지 한 추승균(KCC, 37, 190cm). 그렇지만 그의 우승반지를 보고 부끄럽다고 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KCC가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리는 데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는 것을 모두가 알기 때문이다.
허재 감독이 지휘하는 전주 KCC는 26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서 열린 원주 동부와 '2010-2011 현대 모비스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6차전에서 22점을 기록한 하승진의 활약에 힘입어 79-77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KCC는 시리즈전적 4승 2패로 동부를 격파하고 챔피언결정전 통산 5번째 우승에 성공했다. 통산 8번의 챔피언결정전 진출 끝에 일궈낸 성과로 최다 우승 2위 그룹인 동부와 울산 모비스와 격차를 2승으로 늘렸다.

어느덧 37세. 농구는 물론 어느 종목에서라도 추승균 정도의 나이는 한 팀의 최고참은 물론 전 선수를 통틀어 최고참에 속한다. 그럼에도 추승균은 이번 시즌 KCC의 베스트 5였다. 노장 예우 차원에서 그런 것이 아니었다. 꾸준한 몸관리로 전성기 만큼은 아닐지라도 리그 정상급의 실력은 여전했다.

시즌 초 KCC가 잇달은 선수들의 부상과 아시안게임 차출로 고전할 때도 그 중심에는 추승균이 있었다. 팀의 핵심으로서, 그리고 정신적 지주로서 젊은 선수들을 잘 다독였다. 허재 감독의 역할 만큼 추승균의 역할도 중요했다. 선수들은 최고참 선수의 격려에 힘을 얻을 수 있었다.
실력도 뛰어났다. 꾸준한 활약은 물론 팀이 필요할 때마다 한 방을 터트려줬다. 그가 있고 없고의 차이는 컸다. 만약 추승균이 챔피언결정전에서 모두 뛰었다면 승부는 일찍 갈렸을지도 모른다. 동부 강동희 감독도 "추승균이 나오는 KCC와 없는 KCC의 차이가 크다"고 했다. 강 감독은 추승균이 지닌 수준급의 패스와 슈팅을 두려워했다.
KCC의 전신인 현대 시절 1997-1998, 1998-1999 시즌과, KCC에서 2003-2004, 2008-2009 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린 추승균. 이번 우승으로 추승균은 개인 통산 5번째 우승을 차지하게 됐다. 다섯 손가락에 모두 반지를 끼게 된 것. 이미 4번의 우승으로 KBL 사상 최다 우승 선수 1위였던 추승균은 그 자리를 더욱 굳히게 됐다. 2위 그룹 중 유일한 현역 선수인 김주성이 3번으로 차이가 있기 때문.
한편 추승균은 이번 시즌을 끝으로 KCC와 계약이 종료, 4번째 FA를 맞게 된다. 그렇지만 KCC는 추승균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추승균이 1997년 프로 데뷔 이후 KCC와 계속 계약을 맺은 만큼 '프랜차이즈 스타'로서 대우해 무조건 잡겠다는 것이 KCC의 생각. 추승균도 14년 동안 한 팀에 몸을 담아온 만큼 KCC와 큰 의견차가 없다면 KCC에서 선수 생활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sports_narcotic@osen.co.kr
<사진> 잠실실내체= 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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