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가 2011시즌 첫 3연패를 당했다. LG는 26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4-0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5-8로 역전패를 당했다.
시즌 초 5016일 만의 1위, 그리고 지난 16일 8승4패를 기록하며 승패에서 플러스4의 영광은 사라졌다. LG는 26일 롯데에 패하며 시즌 첫 3연패의 수렁에 빠지며 10승10패 승률 5할로 5위로 하락했다.
야구에서 승패에는 명확한 이유가 있다. 이기는 경기에서는 타자들은 잘 치고, 투수들은 잘 던진다. 더불어 수비수들의 호수비와 주자들의 재치있는 플레이도 눈에 띈다.

그러나 최근 LG가 3연패를 하는 과정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은 야수들의 수비다.
LG는 지난 23일 잠실 KIA전에서 팽팽한 접전을 펼치는 동안 오지환과 박경수가 실책을 범했다. 24일 KIA전에서도 박경수가 9회 통한의 실책을 저지르며 KIA로 분위기가 완전히 넘어갔다. 공교롭게도 박경수는 26일 롯데전에서도 4회와 6회 두 개의 실책을 저질렀다.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은 박경수가 LG 야수들 가운데 수비력이 가장 뛰어난 선수라는 점이다. 박종훈 LG 감독 뿐 아니라 염경엽 코치도 "박경수의 수비가 최고"라고 칭찬했다. 그러나 최근 그의 잦은 범실 때문에 이 말이 무색해졌다.
외야에서도 수비 실수가 잦다. LG는 지난 12,13일 잠실 삼성전에 좌익수 정의윤이 타구를 뒤로 빠뜨리는 실책을 범했다. 경기 흐름상 절대적인 부분이었다. 중견수 이대형과 우익수 이진영도 기록되지 않은 실책을 저질렀다.
중요한 점은 야구에서 수비의 비중이 얼마만큼 크며, 그 중요성의 가치는 공격력 이상이라는 점이다.
이달 중순 미국스포츠전문매체인 'ESPN'에서 발행하는 유료 잡지에서 '벅 쇼월터 매직'이라는 기사를 작성했다. 쇼월터는 지난 시즌 중반 메이저리그 최약체로 꼽히는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 속한 볼티모어 오리올스 감독으로 부임했다. 정확히 8월 4일(이하 한국시간)이었다.
당시 볼티모어의 성적은 32승73패였다. 지구 선두 경쟁을 하던 뉴욕 양키스, 탬파베이 레이스, 보스턴 레드삭스와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쳐진 꼴찌였다. 그러나 쇼월터 부임 후 볼티모어는 다른 팀이 됐다. 쇼월터는 지난해 부임 후 성적이 34승23패를 기록하며 미네소타 트윈스와 필라델피아 필리스에 이어 3위에 올랐다.
비결은 수비와 마운드 보강에 있었다. 쇼월터 감독이 부임 전과 부임후부터 올 시즌 초 4연승까지를 기준으로 놓고 볼 경우 부임 전 득점은 3.61점이었다. 부임 후 득점은4.10이었다. 득점력은 0.5점가량 늘었다. 반면 실점률은 5.46에서 3.60으로 2점 가량이 떨어졌다. 덕분에 볼티모어는 승리를 거두는데 많은 점수가 필요하지 않았다.
쇼월터 감독은 또 좌익수에 노란 레이놀드와 코리 페터슨을 대신해 펠릭스 파이를 주전으로 기용했다. 그는 그 이유에 대해서 "공격력은 파이가 레이놀드와 페터슨에 비해 떨어지지만 골든글러브 수상자인 아담 존스와 닉 마카키스에 비해 수비를 잘 한다"고 설명했다.
물론 실점률이 낮아졌다는 점을 수비만 잘했다고 볼 수 없다. 선발 뿐 아니라 불펜에서도 제 역할을 했기 때문에 가능하다. 쇼월터 감독 부임 전후를 놓고 볼 때 탈삼진 수치가 6.1개에서 6.7개로, 볼넷 숫자도 3.6개에서 2.8개로 한 개 가량 줄었다. 피홈런 수치도 1.2개에서 1.0개가 됐다. 경기 당 호수비 수치도 2.1개에서 2.1개가 되면서 메이저리그 전체 3위가 됐다. 더불어 경기 중 실책과 기록되지 않은 실책 수치는 2.3개에서 2.1개로 줄었다.
볼티모어는 개막 후 4연승을 달리며 돌풍의 팀이 되는 듯 싶었으나 최근 잠시 주춤하면서 27일 현재 8승12패를 기록 중이다. 그러나 지난해 내셔널리그 중부지구에 속한 신시내티 레즈는 수비와 투수력 보강으로 지난해 지구 1위에 올랐다.
LG는 시즌 초 상승세를 탈 때부터 내야플라이 타구 처리, 병살타 연결 등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당시에는 수비 실책속에서도 승리를 거두면서 큰 의미를 느끼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경기에서 패하는 과정 속 수비의 중요성을 절실히 깨닫고 있다.
LG의 올 시즌 목표는 명확하다. 9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것이다. LG는 지난해 10월부터 많은 훈련을 통해 굵은 땀방울을 흘렸다. '땀방울과 노력은 선수들을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처럼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메이저리그 신시내티와 볼티모어의 비결을 벤치 마킹할 필요도 있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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