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의 마지막 슛은 강병현(26, KCC)의 3점포였다. 종료 35.6초를 남기고 던진 강병현의 슛은 그대로 림을 갈랐다. 승부는 거기서 끝이 났다.
허재 감독이 지휘하는 전주 KCC는 지난 26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서 열린 원주 동부와 '2010-2011 현대 모비스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6차전에서 박빙의 승부를 벌인 끝에 79-77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KCC는 시리즈 전적 4승 2패로 동부를 물리치고 전신인 현대 시절 포함 챔피언결정전서 5번째 우승에 성공했다. 통산 8번의 챔피언결정전 진출 끝에 일궈낸 성과로 최다 우승 2위 그룹인 원주 동부와 울산 모비스와 격차를 2회로 늘렸다.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는 하승진이었다. 22득점 9리바운드로 맹활약하며 팀을 이끌었다. 경기 중간마다 들어가는 그의 화려한 액션은 분위기를 바꿔 놓으며 역전의 원동력이 됐다. 크리스 다니엘스가 25득점 9리바운드로 득점은 더 많았지만, 하승진이 승리의 주역이었다는 것에 동의하지 않을 사람은 없었다.

그렇지만 이날 경기에서 실질적 최고 선수는 강병현이었다. 종료 35.6초를 남기고 림을 가른 그의 3점포가 모든 것을 설명해준다. 46초가 남은 시점에서 75-77 상황. KCC로서는 방법이 없었다. 동부가 분위기를 탄 상태서 리드까지 했기 때문에 승부는 7차전으로 가는 듯 했다. 그러나 강병현의 3점슛은 동부의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음과 동시에 승리의 기운도 가지고 왔다.
이에 대해 강병현은 "내 인생 최고의 슛인 것 같다"고 했다. 얼떨떨한 표정이었다. 자신의 슛이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가져왔다는 데 믿기지 않는다는 뜻이었다. 그렇지만 경기장을 가득 채운 1만 2000여 명의 팬들이 지켜보고 있었다. 강병현의 3점슛이 승리를 만들었다는 것을.
강병현은 오는 5월 2일 상무에 입대한다. 불과 1주일도 남지 않았다. 짧은 시간이지만 최대한 휴식을 즐기고 입대를 하겠다는 것이 강병현의 생각. 챔피언결정전 우승이라는 '유종의 미'를 거둔 만큼 가벼운 마음으로 군문에 들어서게 됐다.
sports_narcoti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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