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에이스' 류현진(한화)이 8이닝 동안 127구를 던지며 4피안타 2볼넷 10탈삼진 2실점에도 불구하고 완투패 당한 지난 26일. 맞은편 덕아웃에서는 외국인 투수 브랜든 나이트(넥센)가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이날 나이트는 6⅓이닝 6피안타 3볼넷 1탈삼진 무실점으로 퀄리티 스타트하고도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다.
시즌 초반 불운한 투수들이 주목받고 있다.
'비운의 에이스' 류현진은 두말 할 것도 없다. 올해 5경기에서 1승4패 평균자책점 5.29를 기록 중이다. 류현진의 명성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표임에는 틀림없지만 속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수비와 득점에서 야수들의 지원을 받지 못했다. 한화는 류현진이 마운드에 있을 때에만 기록된 실책을 3개나 범했고 9이닝당 득점지원은 평균 2.50점에 머물렀다. 류현진이 리그 최다 투구이닝(32⅓)과 탈삼진(36개)에도 최다패 투수라는 멍에를 쓰고 있는 이유다.

나이트도 만만치 않다. 나이트는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27을 기록 중이다. 이 부문 전체 6위. 투구이닝(31⅓)도 류현진 다음으로 많다. 퀄리티 스타트 역시 3차례로 가장 많은데 그 중 2차례가 7이닝 이상 2자책 이하 특급 피칭이었다. 그런데도 나이트는 1승3패로 승보다 패가 2개나 많다. 넥센 타선이 지독하게 침묵한 탓이다. 나이트는 한 번도 4점 이상 득점 지원을 받지 못했다. 9이닝당 평균 1.71점밖에 안 된다. 나이트의 평균자책점이 2점대임에도 패가 더 많을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롯데 송승준도 비슷한 상황이다. 전통적인 슬로 스타터였던 송승준이었지만 올해는 초반부터 스퍼트를 올리고 있다.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45를 기록 중이다. 평균자책점은 전체 7위이자 토종 투수 중 3위에 해당한다. 퀄리티 스타트도 2차례 있는데 모두 7이닝 1자책으로 질이 달랐다. 그러나 송승준은 1승1패에 만족하고 있다. 두 차례의 퀄리티 스타트에서 승리는 커녕 1패만 떠안은 탓이었다. 롯데 타선은 송승준이 마운드에 있을 때 9이닝당 평균 2.45점밖에 지원하지 못했다.
SK 3년차 외국인투수 게리 글로버도 승리와는 좀처럼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다.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29를 기록하고 있다. 5이닝도 채우지 못하고 강판된 지난 13일 문학 한화전을 제외하면 평균자책점은 2.28로 내려간다. 퀄리티 스타트를 3차례나 작성했지만 그가 거둔 승수는 고작 1승이다. 글로버의 9이닝당 평균 득점지원은 4.28점. 갑자기 8점을 지원받은 지난 24일 사직 롯데전 전까지는 평균 2.01점에 불과했다. SK에서 좀처럼 보기 드문 불운한 투수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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